초집중
“벌써 시간이 이렇게 흘렀어!” 우리는 재미, 흥미, 관심 있는 일을 할 때는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친구들과 이야기할 때, 게임을 할 때, 핸드폰 사용할 때 누구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재미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일은 우리의 과업을 방해하는 요소다. 자신의 업무, 공부, 책 읽기도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재미를 느끼면 좋겠지만 집중이 어렵다(나만 그런지도 모르겠다). 일, 독서를 할라치면 왜 이리 딴짓하고 싶어지고 갑자기 잡생각이 막 머릿속으로 들어온다.
생각의 주체가 내가 아니라고 말했다. 그래서 의식의 문을 만들고 생각을 차단하는 데까지는 어느 정도 성공했다. 물론 계속 잘된다면 이런 고민도 하지 않고 있을 것이다. 여기에 재미가 더해지면 초집중을 할 수 있을 텐데 어렵고 고통스러운 일에 어느 누가 재미를 느끼겠는가?
“초집중”에서 이언 보고스트 교수는 재미 연구가 본업이다. 재미에 대한 고정관념을 버리면 우리가 해야 하는 일, 과업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다. 우리는 불편을 느낄 때 딴짓을 하는 경향이 있으니 힘든 일을 재밌는 일이라고 재해석하면 큰 힘이 된다고 말한다. 이 말은 쉽게 할 수 있지만 실제로 행동으로 실천하기란 어렵다. 대부분 사람은 재미는 즐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재미의 사전적 정의도 “아기자기한 즐거운 기분이나 느낌”으로 되어있다. 사전적 정의가 아니어도 태어나면서부터 재미와 흥미는 신나는 일로 치부되어왔다. 아무도 재미와 즐거움에 대해 학습해 주지 않았지만, 인간 본성이 즐거움을 원하고 있다고 본다. 편안함과 즐거움은 태생적으로 가지고 있어 단번에 고착된 생각을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다. 어렵지만 안 되는 것은 아니다.
재미와 놀이가 꼭 즐거워야 하는 건 아니다. 우리를 집중시키는 도구로 활용할 수만 있으면 그만이다.
보고스트는 재미란 “익숙한 상황을 의도적으로 새로운 방식으로 처리했을 때 생기는 결과”라고 말한다. 이 말을 골프에 비쳐 보면, 골프 자체만으로도 재미가 있다. 그러나 항상 익숙한 환경에서 골프를 치다 보면 인간은 싫증 내거나 재미를 찾게 마련이다. 그래서 골프도 같은 상황보다는 약간의 도전과제를 수행하면서 즐기면 재미와 흥미를 유발하게 된다. 그것이 놀이 형태의 내기다. 단지 사기꾼의 내기가 아니라 일의 재미를 주기 위함이다. 놀이의 재미는 무한으로 변형되면서 골프의 재미를 더 깊게 맛보게 만든다. 즉 항상 새로운 방식을 도입해 즐긴다. 5시간 걸리는 골프, 마지막 홀에 오면 모든 골퍼는 마지막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한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재미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사물의 형태를 그대로 놓기보다는 변화시켜 차이를 만들어 행복감을 느낀다. 놀이, 패션, 자동차 등 원래 가진 특성에서 변화를 주는 것을 알 수 있다.
책 읽을 때 초집중하지 못해 안타까움이 많다. 이때 딴짓이 많이 들어온다. 핸드폰, 머릿속에서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생각들로 집중하지 못한다. 오히려 글쓰기는 집중이 잘 되는 편이다. 읽기는 어렵고 이해가 안 되면 내부에서 딴짓이 올라온다. 독서 중 딴짓, 언제쯤, 어떻게하면 없어질까? 지식이 많아지면 괜찮을까? 곰곰이 생각해보면 책 읽기는 어려운 게 아니라 낯선 것이라 그럴까? 글자가 낯설다는 말은 말이 안 된다. 보그스트가 말한 “고통에서 달아나려고 하거나 보상을 이용해 동기를 유발하려고 할 게 아니라 익숙한 일에서 이전에 보지 못했던 도전과제를 찾을 수 있을 만큼 주의를 길이 기울여야 한다.”라는 말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결국은 집중해서 과업을 실행시켜야 한다. 궁극적으로 책 읽기는 글자만 읽어내는 것이 아니다. 재미를 위해 의도적으로 그 안에 이면을 탐구와 도전과제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어떤 과업이든 그냥 넘어가지 않고 세심하게 붙들고 있어야 한다. 느리고 깊은 글쓰기와 읽기. 우직하고 바보처럼 느껴질 정도로 느껴져도 괜찮다. 나는 세상과 속도 전쟁을 하는 게 아니다. 중요한 부분은 타인으로 인해 내가 흔들지 않아야 한다.
익숙함에 묻혀있지 않고 낯선 환경을 조성해 집중하게 만든다. 색다른 맛을 느껴 흥미를 유발해 집중하고 딴짓을 못 하게 한다. 재미는 타인이 보지 못하는 생경한 부분을 찾는 과정이다. 나는 일에 있어서 해 오던 대로 그대로 답습해 왔기에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변화 또한 싫어했다. 그 자리에 안주해 버리면서 멈췄다. 지루하고 힘들면 그냥 포기했다. 이제는 재미를 찾아야겠다. 새로운 방식으로 낯선 도전과제를 찾으려 집중을 기울여야 한다. 즐기는 재미가 아니라 도전과제를 찾는 재미 말이다. 재미를 느껴야 관심을 보이고 딴짓을 하지 않고 집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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