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베르 브레송, <어느 시골 사제의 일기>
12. [영화 톺아보기] 그 이름 없는 사제는 어떻게 죽음에 이르렀는가? - 로베르 브레송, <어느 시골 사제의 일기>(1951)
#11. 기도와 발신인 없는 편지
바람 소리 요란한 한밤중, 사제는 문득 밖으로 나섭니다. 어떻게 된 정황인지, 그에 대한 설명은 독백의 몫입니다.
‘사나운 밤이었다. 새벽 세 시, 등불을 켜서 들고 성당으로 향했다.’
다음은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사제의 모습입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독백.
‘그토록 간절하게 기도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우선은 조용하고 평온하게, 나중에는 가슴 전체가 고통으로 옥죄어들 만큼 죽을힘을 다해 기도했다.’
이튿날 사제는 우편함에서 발신자를 알 수 없는 편지를 발견합니다.
내용인즉, 사제한테 교구를 떠나라는 충고였습니다.
심지어 그 떠남이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덧붙여놓기까지 하였지요.
거의 협박의 느낌입니다.
이유는 사제가 바야흐로 이 마을에서 모두의 원망을 사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원망? 원망이라니요? 무슨 원망이요?
이제 사제의 근심과 고뇌는 걷잡을 수 없이 깊어만 갑니다.
도대체 왜 모두가 사제한테 이토록 적대적인 것일까요?
게다가 이 편지는 누가 쓴 것일까요?
도무지 알 수 없는 일투성이입니다.
난감합니다. 그야말로 진퇴양난의 형국입니다. *(다음 글로 잇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