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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72. 중요하지 않은 것과 중요한 것 스물한 가지

  - 오기가미 나오코, 〈카모메 식당〉

by 김정수 Feb 21. 2025

C72. 중요하지 않은 것과 중요한 것 스물한 가지 - 오기가미 나오코, 〈카모메 식당〉(2006)

   이 영화는 우리에게 삶에서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을 조곤조곤, 그러면서도 분명하게 가르쳐줍니다.

   이 가르침의 목록이 참 귀합니다.

   두서없이, 그러나 또박또박 적어봅니다.


   첫째, 국가로서 핀란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삶의 터전으로서 핀란드가 중요하다.

   둘째, 음식을 먹는 공간으로서 식당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람을 만나는 공간으로서 식당이 중요하다.

   셋째, 커피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맛있는 커피가 중요하다.

   넷째, 갈매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연어가 중요하다.

   다섯째, 가고 싶다는 욕망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몸을 움직여서 가고 싶은 곳으로 가는 실천의 행동이 중요하다.

   여섯째, 주먹밥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주먹밥 속에 들어 있는 것이 중요하다.

   일곱째, 말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마음이 중요하다.

   여덟째, 시선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시선이 향하는 곳으로 다가가는 걸음걸음이 중요하다.

   아홉째, 잃어버린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금 내가 손에 쥐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열째, 떠나버린 사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금 내 앞에 있는 사람이 중요하다.

   열한째, 어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오늘이 중요하다.

   열두째, 남자 또는 여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람이 중요하다.

   열셋째, 떠나온 일본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금 내가 두 발을 딛고 서 있는 핀란드가 중요하다.

   열넷째, 적응하려는 인위적인 노력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마음을 열어 변화를 자연스레 받아들이는 자세가 중요하다.

   열다섯째, 눈을 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귀를 여는 것이 중요하다.

   열여섯째, (마땅히!) 보는 것보다, 듣는 것이 더 중요하다.

   열일곱째, 섣불리 다가가는 것보다, 참을성 있게 기다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

   열여덟째, 다가오라고 종용하는 것보다, 다가오기를 끈기 있게 기다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

   열아홉째, 상대방이 좋아할 만한 음식이 무엇인가를 따져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여러 음식을 만들어 상대방이 그 가운데서 제 마음에 드는 것을 직접 고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무째, 돌아서는 것보다, 나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 또는, 돌아서서 거기에 머무르며 헤어나지 못하는 것보다, 다시 한번 돌아서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

   마지막 스물한째, (당연히!) 〈독수리 오형제〉를 좋아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독수리 오형제〉의 가사를 외우는 것이 중요하다. 또는, 〈독수리 오형제〉를 그저 좋아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독수리 오형제〉의 가사를 외울(!) 만큼 좋아하는 것이 중요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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