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Cinema Aphorism_65

- 나만의 영화 잡설(雜說)_65

by 김정수

CA321. 숀 레비, 〈우리 방금 결혼했어요〉(2003)

생면부지의 젊은 남녀가 ‘우연히’ 만나 사랑하여 결혼에 이르는 과정을 올곧은 직선 구조로 보여주는 것은 더는 흥미롭지 않다. 그것이 그 순서를 뒤바꾸는 까닭이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이 지극히 상투적인 이야기가 어딘가 모르게 흥미로워진다. 한데, 미국인은 왜 신혼여행을 유럽으로 가는 것일까?


CA322. 아담 쉥크만, 〈워크 투 리멤버〉(2002)

반항에도 관객이 필요하다. 병자는 죽지 않고 다만 사라질 뿐, 남는 것은 기억이다. 종교적 신념과 사랑 사이의 갈등이 있지만, 그들이 매혹되는 것은 어쨌거나 상대방의 이미지에 대해서다. 멜로는 흔히 바로 이 철학 문제에 대한 사유를 피해 가거나 은폐한다.


CA323. 야구치 시노부, 〈워터 보이즈〉(2001)

여자가 축구를 할 수 있다면 남자도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을 할 수 있다. 너무도 당연하면서도 이상한 명제. 바로 이 이상함이 관객의 눈길을 끌 수 있다는 판단의 근거인 셈이다. 하지만 이런 이상함은 왜 항상 코미디의 외피를 두를까.


CA324. 김문생, 〈원더풀 데이즈〉(2003)

배경화(畵)와 인물화(畵)의 부조화. 이것이 이 애니메이션의 가장 문제스러운 약점이다. 더불어 각각의 캐릭터가 지니고 있는 매력과 생동감이 모자란 것도 무시 못 할 흠. 바로 이것이 이 애니메이션의 이야기 구조에 어딘가 모르게 허전한 느낌이 있다는 것을 어느 요소보다 돌올하게 증거한다는 역설. 또 하나의 거대한 환영(幻影)―.


CA325. 장지량, 〈유성어(流星語)〉(1999)

그 남자는 모든 것을 잃고 아이를 얻는다. 하지만 4년 뒤 다시 그 아이를 잃는다. 아이는 제 친어미한테로 간다. 아이는 그 남자와 아무 혈연관계도 아니기 때문이다. 이제 남자는 쓸쓸히 홀로 남는다. 그 남자는 장국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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