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만의 영화 잡설(雜說)_118
CA586. 니키타 미할코프, 〈러브 오브 시베리아〉(1998)
“러시아에서 사람은 짐승처럼 술을 마시고, 짐승은 사람처럼 술을 마신다.” 이 한마디를 기억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CA587. 이용민, 〈맹진사댁 경사〉(1962)
그것은 경사(慶事)가 아니다. 따라서 이 영화의 결말은 결코 해피하지 않다. 결과적으로 자신의 신분에 맞지 않는 앙혼(仰婚: 자기보다 지체가 높은 사람과 하는 결혼)을 한 그녀의 비극은 너무도 뻔하지 않은가. 그녀가 살아가는 시대에 대한 통찰을 무시하지 않는다면.
CA588.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 〈저주의 신들〉(1970)
그들의 파국이 희화(戲畫)로 보이는 것은 그것의 리얼리티가 너무도 섬뜩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지금껏 영화에서 보아 온 것은 따라서 전부 가짜였던 셈이다. 적어도 이 영화의 전언을 따른다면.
CA589.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 〈가첼마허〉(1969)
그 외국인 노동자의 국적이 그리스인, 또는 그리스여야만 하는 까닭이 무엇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그 노동자로 말미암아 나치의 악령이 아직도 살아 있는 독일 사회의 치부가 생생히 드러난다는 점은 분명하다. 돈 문제와 인종에 대한 편견의 벽은 패전으로도 치유될 수 없다는 것을 확인하는 씁쓸함.
CA590. 왕 샤오슈아이, 〈북경 자전거〉(2001)
그 녀석은 자전거를 훔쳤는가, 아니면, 샀는가? 이것이 문제다. 하지만 ‘중요한’ 문제는 아니다. 자전거 하나가 이토록 삶 자체를 피폐하게 만들 수 있는, 그 한없이 위태롭고도 폭력적인 사회가, 그 상황이, 그 현실이 중요하다. 자전거가 없이는 하루도 살아갈 수 없는, 산다는 것의 의미를 찾을 수 없는 그 아이들은 바로 이런 폭력적인 사회 속에서 성장하고 있다는 것. 이 통찰이 핵심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