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만의 영화 잡설(雜說)_122
CA606. 김수용, 〈사격장의 아이들〉(1967)
전후 한국 경제는 명백히 ‘탄피 경제’였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영화. 명백히 전쟁의 부산물인 ‘탄피(彈皮)’란 이 경우 얼마나 의미심장하며 상징적으로 읽히는가.
CA607. 크리스토퍼 매쿼리, 〈웨이 오브 더 건〉(2000)
그들은 분명 이 영화의 주인공이고, 그들이 노리는 것은 거액의 돈이지만, 그 돈을 끝내 그들의 손에 넘겨주지 않는다는 데에 이 영화의 ‘약간의’ 새로움이 놓인다. 감독은 아마도 이런 방식으로 타란티노와의 변별점을 찾으려 한 듯.
CA608. 알란 J. 파큘라, 〈클루트〉(1971)
‘클루트(Klute)’는 여주인공 역의 제인 폰다와 함께 남주인공 역을 맡은 도널드 서덜랜드의 극 중 이름이다. 마약과 얽힌 일종의 섹스 스캔들을 ‘도청(盜聽)’이라는 소재와 얽은 점에서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의 〈컨버세이션(도청)〉(1974)의 전신(前身) 격이지만,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멜로드라마다. 이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CA609. 마틴 캠벨, 〈버티칼 리미트〉(2000)
스코트 글렌은 마지막 순간 ‘옴마니 반메훔’이라 읊조린다. 이제 할리우드 영화에서 ‘God’은 단지 감탄사(오 마이 갓!)로만 존재한다는 뜻일까.
CA610. 유현목, 〈수학여행〉(1969)
문제는 섬 아이들이 서울로 수학여행을 왔다는 데 있지 않고, 그들이 서울 구경을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가고 난 다음에 있다. 하지만 영화는 섬으로 돌아간 뒤의 그들에 대하여 우리에게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는다. 우리는 관객으로서 다만, 한 소년이 제 누나가 서울에서 식모 살이를 하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월남전에 참전했다가 전사한 자기 형이 국립묘지에 안장되어 있다는 사실과 느닷없이, 속절없이 마주치는 또 다른 한 소년의 모습을 아무런 직접적인 논평 없이 목격할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