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만의 영화 잡설(雜說)_124
CA616. 마이크 니콜스, 〈너 어느 별에서 왔니〉(2001)
그녀는 아무 데서도 오지 않았다. 그녀는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마음속에서 온 존재다. 이 점을 깨닫지 못한다면 이 영화를 굳이 시간과 비용을 들여서 보아야만 할 의의가 없다.
CA617. 임권택, 〈십년세도〉(1964)
권불십년(權不十年).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하지만 10년이라면, 그 10년을 대가로 얼마든지 자신의 영혼을 팔아치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 족속들이 적지 않다는 점에 대한 통찰은 어째서 늘 빠져 있는 걸까. 추악하기로는 제1급에 속하는 욕망이 바로 권력욕이라는 것. 하지만 권력욕이 없으면 아무 일도 할 수 없다는 것도 진리임에랴.
CA618. 다케나카 나오토, 〈도쿄 맑음〉(2001)
도쿄는 맑다. 그러나 그녀는 죽었다. 그러니 이제부터 그는 혼자 살아가야 한다. 한없이 맑은 날에도. 하지만 그녀의 흔적은 그의 가슴속 너무도 깊은 곳에 도사리고 있다. 그곳은 그의 손길이 도저히 가 닿지 못할 만큼 깊은 곳이다. 글쎄, 그는 이것을 비극으로 받아들일까.
CA619. 라스 폰 트리에, 〈어둠 속의 댄서〉(2000)
초점은 그녀가 어둠 속에서 춤을 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녀는 밝은 데로 나오고 싶어 하고, 그것만이 구원의 길이며, 그녀 자신도 그것을 잘 알고 있지만, 그녀에게 그것은 원초적으로 허락되어 있지 않다. 이것이 문제다. 따라서 뮤지컬에 대한 상상은 그녀에게 유일한 구원의 대체물이 된다. 요컨대 이 영화의 주제는 ‘상상력’이다.
CA620. 드와이트 리틀, 〈머더 1600〉(1997)
힘의 정상에 오른 자의 문제는 그 힘을 사적 감정 또는 욕망으로 이용하려는 세력으로부터 얼마나 자신을 온전히 지켜낼 수 있느냐, 하는 데 있다. 이 문제를 효과적으로 통제하지 못하면 그는 권좌에 머물 자격과 힘을 동시에 잃는다. 미국의 문제는 바로 여기에 놓여 있다는 통찰, 그리고 전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