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만의 영화 잡설(雜說)_137
CA681. 줄리어스 오나,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2025)
캡틴 아메리카와 더 프레지던트 오브 유나이티드 스테이츠 오브 아메리카―. 어느 쪽이 진정한 지도자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리슨 포드가 용서를 받은 것은 스스로 나라와 세계 평화를 위해서 감금되는 쪽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어벤져스 시리즈의 새로운 시작을 위한 발판. 브레이브 뉴 월드, 멋진 신세계! 하지만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는 결코 멋지지만은 않았다. 과연 새로이 결성되는 어벤져스는, 새로운 캡틴 아메리카의, 예선이 아니라 본선은 ‘멋진(Brave)’이라는 형용사에 얼마나 충실히 복무할까.
CA682. 롤프 슈벨, 〈글루미 선데이〉(1999)
역시 문제는 사랑이고 소유다. 그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에 완전히 속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불편함이 발생한다. 인간은 그런 불편함을 견디지 못한다. 이것이 인간의 조건이다. 전후 독일의 경제성장은 어쩌면, 예를 들어, 독일이 전쟁에 질 경우를 대비하여 나중에 살아남으면 유의미한 영향력을 행사할 싹수가 분명해 보이는 유대인들을 의도적으로 살려주고, 그럼으로써 자신을 그들에게 은인으로 선명히 각인시켜 전후 전범 처리 과정에서 그들의 우호적인 증언으로 무죄 판결을 받아낸 노회한 독일군 출신 인사들의 손으로 이룩된 것인지도 모른다는 전언의 섬뜩함.
CA683. 피터 그리너웨이, 〈8 1/2 우먼〉(1999)
사람은 왜 장례식에 검은색 옷을 입고 가야 하는가. 물론 이것은 서구적인 상황에서 의미로운 논의이기는 하지만, 이 영화에서 ‘그’는 자기 아내의 장례식에 흰옷을 입고 간다. 그래서 남편인데도 제지당한다. 그것도 아들한테.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때 그의 항변이다. “너희 놈들 가운데서 하얀 속옷을 안 입은 놈이 있으면 나와봐! 속옷은 흰색을 입으면서 왜 겉옷은 검은색을 입어야 한다는 거야?”
CA684. 까뜨린느 브레이야, 〈로망스〉(1999)
아무리 그럴듯한 포장으로 자신을 위장해도 ‘인지상정’의 결핍은 인간을 분노케 한다. 그래서 남편은 아내에게 무조건 충실해야 하고, 절대로 바람을 피워서는 안 된다. 그 아내와 미련 없이 헤어질 각오가 아니라면.
CA685. 조나단 모스토우, 〈U-571〉(2000)
영상으로 묘사된 어떤 상황의 ‘리얼한 느낌’이 역사의 왜곡조차 정당화시켜 주지는 않는다는 것. 하지만 이것은 지극히 이상적인 관념에 지나지 않는다. 대부분의 관객은 그저 그 리얼한 느낌에 휘말려 헤어나지 못한다. 바로 이것이 할리우드가 역사를 가지고 저지르는 장난이 끊임없이 상업적으로 용인되는 까닭이다. 요컨대 이 영화의 내용이 새빨간 거짓말이라는 사실은 관객에게 그다지 중요한 사안이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