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Cinema Aphorism_152

- 나만의 영화 잡설(雜說)_152

by 김정수

CA756. 이수연, 〈4인용 식탁〉(2003)

전근대―무당의 딸―가 근대―목사의 아들―에 한 방 먹이기. 하지만 목사의 아들은 친아들이 아니다. 게다가 어릴 때부터 무기(巫氣)가 있었다. 결국 이 땅은, 어쨌거나, 전근대의 놀이터였던 셈이다. 근대가 그토록 전근대를 몰아내고자 애를 썼건만, 결국 그 전근대는 몰아내어지지 않았고, 이 땅에 여전히 자신을 숨긴 채 존재하고 있었다. 그 전근대가 호명되는 순간 근대는 공포에 떨지 않을 수 없다. 전근대는 강하다. 그러니 근대는 더 강해야 한다.


CA757. 끌로드 고레따, 〈레이스 뜨는 여자〉(1977)

빠스깔 레네의 동명 소설이 원작. 창녀의 딸로 시골의 미용사 보조인 여자와 귀족 집안 출신으로 도시의 대학생인 남자의 만남은 처음부터 불안하다. 여자가 한없이 순종적이고, 남자가 그런 여자에게 유다른 매력을 느꼈어도 그 관계가 마침내 파국에 이르는 것은 어쩌면 운명적이다. 결별의 충격을 못 이겨 정신병원에 수용된 여자를 보며 남자가 깊은 죄의식을 느끼는 마지막 대목은 서글프다 못해 끔찍하다.


CA758. 츠가모토 신야, 〈동경의 주먹〉(1995)

이렇게 엄청난 에너지로 시종일관 돌진하는 영화에서도 지루한 구석이 느껴진다는 것은 이 감독이 자신의 강박증을 충분히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가 아닌지. 하긴, 극단적인 상황 설정이 반드시 사람의 관심을 넉넉히 끄는 요소가 되는 것은 아닐 터이니까.


CA759. 츠가모토 신야, 〈철남〉(1989)

무엇이든 상상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축복이고 혜택이다. 이것이 지난 시절 일본 영화의 부흥을 빚어낸 바탕이 아닌지. 다시 말하면, 지금 일본 영화는 바로 그걸 잃었다. 홍콩 영화가 그렇듯이.


CA760. 제라르 크라브지그, 〈택시 2〉(2000)

그들은 닌자가 아니다. 그런데도 그들은 닌자로 취급된다. 그 순간부터 이 영화는 어처구니없는 코미디가 된다. 하지만 코미디니까 어처구니가 없어도 괜찮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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