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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은 <시>

강경재 시인

by 헤비스톤

<봄날 오후>


살랑대는 바람에 흔들리는 것은

저 나뭇가지가 아니라오


이리저리 허공에

사선의 궤적 남기며

흔들리는 구겨진 마음들

그러다 조각조각 흩뿌려지는

마른 꽃잎들


내가 흔들리기에 대지는

부르르 진저리 치며

성난 채 일어서는 것


고발하라,

세상 모든 지진의 진앙지

나의 마음을


맘껏 흔들려도 좋을

봄날

발밑의 꽃잎들, 날

붙들고 놓지 않는다오



- 강경재 시인 -

산청 성심원 근무,

브런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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