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처럼 고요한
그대는 누구인가
햇살처럼 화사한
그대는 누구인가
그 누구의 사랑으로
여기에 서 있는가
첫 손자가 첫 돌을 맞았다.
큰 딸이 결혼한 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삼 년이 흘렀네.
선물 준비하면서 석 달 전부터 마음이 들떠있는 손자 외할머니.
서울까지 운전하기 힘들다고 사위가 비행기표를 끊어줬다.
행사 장소에 도착해서 사돈네와 인사하고 방 안을 둘러보니 아기자기 예쁘게 잘 꾸며 놓았다.
딸과 사위는 손자랑 야외 사진을 찍느라고 반쯤 얼어서 들어왔다.
이 추운 날에 애 감기 들게 왜 밖에서 사진 찍냐고 했더니 손자에게 추억사진을 많이 남겨주기 위해서란다.
'그래, 나도 두 딸 사진 많이 찍어줬었지'
돌잔치는 가족사진 촬영부터 시작했다.
사진사와 도우미 직원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손자는 내내 방글방글 웃으며 즐거워했다.
영롱한 그대 눈빛은
내 모든 우울에 빛을 던지고
조그만 그대 입술은
외로운 마음에 위로를 주네
돌잡이 시간
손자가 이것저것 잡아보며 애를 태우더니 붓을 번쩍 들었다.
와~~
이벤트지만 모두들 긴장하며 쳐다보았다.
오늘 주인공과 엄마아빠 사진 찍는 시간
나도 실력을 발휘해서 셔트를 눌렀다.
30년 전 딸을 찍던 마음으로.
두 딸 돌잔치는 한국 교민 동네 꼬맹이들을 불러서 했었지. 한복 입고 큰 상 가운데 앉아서 친구들과 놀고 있는 사진을 보면 웃음이 난다.
큰딸 첫돌 행사한 게 얼마 전 같은데 벌써 애기엄마가 되었다.
큰 딸 돌 때 했던 생각이 떠올랐다.
‘얘가 내 나이가 되면 나는 육십이 되어있겠네. 서로 어떤 모습으로 있을까…‘
손자를 안아보았다.
지 어미 돌 때 보다 두 배는 무거웠다.
내년에 이 놈하고 씨름한판해야겠다.
함께 축구도하고 기타도 쳐야지.
건데 이렇게 젊은 내가 벌써 할아버지라니.
손자가 딸 나이가 되고 딸이 내 나이가 되면 나는 구십이 넘어선다.
그땐 서로 어떤 모습일까
손주들 결혼식 때 흐뭇하게 바라보는 내 모습을 상상해 본다.
그대와 나의 만남은
보배로운 약속
내일은 그대의 것
내일은 소망의 날
나의 사랑아
늘
튼튼하고
즐겁고
맛있게 살거라
노래가사 : 아가에게 (임예진 작사, 송골매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