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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비스톤
Dec 31. 2023
브런치스토리와 함께한 202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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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스토리가 한 해 동안 나에게 준건 즐거움이다.
글을 쓰고 싶었다.
마음속에 웅크리고 있는 무언가를 표현하고 싶었고
누구에게 얘기하고 싶은 것을 글로 남기고자 했다.
이공계 출신이라 그런지 글이라고 써본 건 일기와 카카오스토리뿐인데,
카카오스토리에 10년간 등산과 여행, 모임 관련 글을 160편이나 올린 걸 보면
마음 한구석 어딘가에 글 쓰고 싶은 욕구가 숨어 있는 게 분명했다.
퇴직 후에 개인 블로그를 만들 생각이었는데 우연히 브런치스토리를 알게 되었다.
‘아, 이거다. 블로거보다는 브런치스토리다!'
마음에 들어오는 브런치 글이 보이면 그 작가를 구독했고, 구독한 작가 글을 다 읽었다.
2년 동안 50여 작가의 글을 읽으며 에세이 쓰는 방법을 조금씩 엿보았다.
동시에
글쓰기 관련 책을 찾아 읽었다.
쓰기의 말들 (은유),
하루 30분 글쓰기 훈련법 (최원대),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김정선),
글쓰기 특강 (유시민),
우리 글 바로 쓰기 (이오덕)
등
글쓰기에 도움이 되는 책을 읽으며 주요 부분을 메모했다.
작년 7월부터는
글쓰기 훈련으로
‘한 페이지 쓰기’
를 했다.
은유 작가의 ‘쓰기의 말들’에서 힌트를 얻었다.
제한시간 20분을 정해놓고 생각나는 소재를 노트 한 페이지에 막 썼다. 여덟 달 동안 80개 글을 썼다.
그러던 중 작년 말에, 구독하고 있던 브런치 작가 한 분을 찾아뵙고 3개월간 코칭을 받았다.
글쓰기 기초강의와 내가 쓴 글 몇 편 다듬기였다.
그리고
올해 3월 14일, 결전의 날에 브런치 작가 신청을 했고 다음날 승인을 받았다.
야호!!!~~~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첫 글 ‘어떤 그리움'을 올렸다.
기다림, 설레임...
한 주에 한 편의 글을 올리자고 나 자신과 약속을 했고 용케 잘 지켰다.
초고 쓰고 여러 번 고치면서 머리 쥐어박고, 서너 개 제목을 두고 고민했던 모든 순간들이
즐거운 시간이었다.
내가 관종인 것도 알게 되었다.
글 하나 올릴 때마다 라이킷, 댓글 숫자에 관심을 가졌고
목표로 정한 라이킷 20개, 댓글 3개가 달성되면 기분이 좋았다.
구독자수는 목표인 100명이 달성되자 더 욕심을 내지 않았다.
아홉 달이 후딱 지나갔다.
처음에는 글이 유치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아직은 많이 빈약하고 엉성하지만 써 놓은 글 제목을 바라보고 있으면 흐뭇해진다.
내 글이 이 세상에서 유일하고,
조금이나마
내 영혼이 담겨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담담해진다.
버킷
리스트 하나를 달성해서 기쁘다.
브런치에 100번째 글을 올릴 때 친구, 지인들을 불러 조촐한 파티를 열고 싶다.
누구를 부를까 생각만 해도 웃음이 난다.
나의
글쓰기 목표는 칠순 때
여행기 한 권
쓰는 것이다.
산티아고가 될지, 우리나라
둘레길이
될지
모르지만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한 해가 넘어가고 있다.
내년에는 좀 더 재미있는 글을 쓰고 싶다.
2023년,
브런치와 함께 즐거웠다.
잘 가~~~
(울산 방어진 슬도에서, 2023.12년31일,17시10분)
*기다림, 설레임 (강허달림 노래제목에서 따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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