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푸른 잎에 머문 마음

by 헤비스톤


비 오는 날,

나는 허공을 천천히 내려

땅에 닿을 운명 알고 있지만

마음을 쉽게 놓지 못


차가운 빗방울이 나를 감싸 안고

바람이 내 등을 거칠게 밀어내도

몸은 자꾸만 푸른 잎을 향해


마침내,

나는 푸른 이파리에 달라붙었지

떨어지기 싫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땅을 향한 마지막 길을 거부했네


비에 젖고 바람에 흔들려도

여기 젊은 잎사귀에 매달려

조금 더, 아주 조금 더

여름 속에서 머물고 싶다네


나, 여기 더 있을래


(으로 떨어지다 푸른 잎에 착 달라붙은 마른 잎)



♤ 비 오는 날, 공원을 걷고 있는데 사진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투병 중인 지인이 생각나서 한참 서 있었습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무건리 이끼폭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