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월 월

by 헤비스톤

일요일 오후,

햇살은 게으르게 늘어지는데

내 머릿속 하늘엔

회색군단이 몰려왔다


월요일...

이름만 떠올려도

심장 혈관들이

팽팽하게 당겨졌다


부장님 지시가 번개처럼 내려치면

쓰다만 보고서가 화들짝 비명을 질렀고

옆에 있는 커피잔이 함께 울먹였다


거대한 시계 속의 작은 톱니바퀴 하나

돌아가야만 존재를 증명받는

먹고사니즘


가끔 생각했다

이쯤에서 던져버릴까

그 순간 떠올랐던

아내의 눈빛과 두 딸의 웃음소리


가장이라는 이름의

통통배 선장

파도를 헤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연료는 늘 부족했다


그래도 내일은

더 푸를 거야 더 푸를 거야

사백 스무 번 이를 악물었다


땡-땡-땡-

마침내 서른다섯 번째 종이 울렸다

새장 문을 박차고

힘껏 날아올랐다



억!

누군가 내 발목을 잡았다

아뿔싸, 이 분은...


거실 한가운데서

월요일보다 더 뜨거운

태양 한 분이

미소 짓고 있었다


다시 월요일이 시작되었다


월 월 월 월


왈! 왈! 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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