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數)의 정원

by 김준완


늙은 여자
봄만 할퀴다
야위어 간다

숫자들이
잠자리처럼
날아다니는 세계

기억은
소수점 아래로 추락하고

혀끝에는
사칙연산이 돋는다

이름 대신
기호들이 남는다

여자는 이제
할퀴어질 살갗조차 남지 않아

스스로 영(0)이 되어
바람의 틈으로 스민다

그곳에는
투명한 날개를 단 숫자들만
마른 꽃잎처럼 흩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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