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시인은 붓을 내려놓는다원고지 위번진 잉크가작은 달팽이 한 마리를 빚어낸다꾹 눌러 찍은 마지막 마침표 위에서달팽이는 고개를 든다문장의 가장자리 너머몸을 밀어 올려책상을 지나 시인의 손등에 닿는다은빛 자국이 남는다달팽이는 잠시 멈추어젖은 몸을 웅크리고그 위에 한 줄을 새긴다"당신이 나를 느리게 적어주었기에나는 나를 놓치지 않았다"달팽이는시인의 손등 위를천천히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