몹쓸 기억

by 김준완

저의 기억 속
백합과 무화과나무는
한 이불을 덮고
마당에 나란히 서 있었는데,


​언젠가부터
단 한 번도 마주한 적 없고
상상해 본 적도 없네요.


​잊겠다는 거짓말이
선명한 흉터로 돋아날 줄 알았다면


애초에 심지도 않았을 것을,
​참으로,
몹쓸 기억입니다.


​햇살이 마음의 모서리를 긁고 지나가면
기어이 덧나고 마는,
그런 몹쓸 것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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