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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명 Apr 15. 2021

오색으로 칠하여 본다 -01

다양한 색깔과 독특한 물성이 공존하는, 오색칠에 대한 리뷰

- 가벼운 서론 -


아티팩트(ARTEFACT)의 글을 보고 방문했다.

심혈을 기울여 공간의 정체성을 새로이 만들어내는 작업의 전 과정이 꽤나 흥미로웠다.

총 두 번에 걸쳐 방문하였고, 최근 알게 된 것은 매달 새로운 이벤트를 진행한다는 점이었다.

가령 지난달에는 지하 공간에서 영화를 상영했고, 이번 달에는 미술품을 전시하는 식의 변화이다.

이번 글에는 1층 공간을 위주로 흥미로웠던 요소들을 사진과 함께 풀어가 볼 예정이다. 편하게 봐주시라.



- 작은 원시림 -


전체적인 공간의 톤은 따뜻하다. 보이는 것과 같이 차갑게 보일 수 있는 콘크리트와 석재들이 많이 배치되었지만 온난한 조명 빛을 품으며 보다 부드러운 인상을 갖게 된다. 하지만 날 것의 질감은 그대로 보존하여 본래의 매력을 감추지 않았다. 일반적인 노출 콘크리트 구조가 주는 느낌을 탈피하면서도 그 재질을 활용하며 식물과 어우러지는 것이다. 특히 자연광이 잘 들어오는 창가 쪽의 식물들은 초록, 노랑, 주황의 색으로 조명과 함께 톤을 맞추며 공간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크기는 작지만 무성한 잎사귀와 높이감이 있는 줄기의 모습은 어여쁘고 가녀린 감성보다는 활발함과 젊음을 상징하는 듯하다. 마치 작은 원시림이 현대적인 재료들과 어우러지며 새로운 공간으로 편입된 느낌이다.



- 이색적 앉음 -


좌석의 형태와 배치 또한 독특하다. 얇은 판으로 된 좌석은 벽에 수평의 형태로 고정되어 있고, 홀의 중앙에 위치한 콘크리트 좌석은 땅과 수직으로 연결된다. 수평과 수직을 나누어 좌석을 만들어낸 것과, 좌석의 두께와 색깔에도 차이점을 두어 구현한 창의성이 매우 인상 깊다. 그리고 바닥의 석재 타일은 규칙적으로 배열되어 있으나 일정한 개수가 모여 구성된 하나의 단위는 불규칙적으로 분포되어 있다. 그렇게 바닥의 디테일에도 자유로움과 변주가 부여되는 것이다.


반면 휴식의 측면에서는 다소 아쉬울 수 있다. 편하게 등을 기대어 있을 여유가 적어도 1층의 공간에서는 주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의도된 불편함이다. 익숙하지 않은 형태의 좌석에 앉음으로써 이색적인 경험이 우리에게 주어진다. 내부를 눈으로 보는 감상과 더불어 새로운 앉음의 감각이 더해지는 과정은 우리가 이 공간을 접하고 관계하는 방식이 된다. 사람들에게 익숙한 휴식이 아닌 새로움과 체험적 가치에 초점을 둔 공간 설계 방향이 잘 드러나는 1층의 모습이다. 



- 작고 강한 -


테이블은 음료와 디저트를 간단히 놓을 수 있을 정도의 크기와 낮은 높이를 갖는다. 실용적 측면에서 최소한의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 테이블, 정확히는 테이블 외관에 적용된 특수한 기법으로부터 나오는 시각성이 오색칠의 정체성을 가장 잘 대변한다고 생각한다. 앞서 말했던 원시림 같은 분위기나 이색적인 체험도 흥미롭지만, 결국 눈에 가장 잘 들어오는 것은 매장 인테리어 전반에서 보이는 유니크한 색깔이기 때문이다. 시선을 사로잡는 물성은 해당 공간에 일정한 통일성과 전체적인 구조감을 형성한다. 특히 재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존재감은 더욱 확실하게 다가온다.


'chromate treated steel '이라는 명칭을 갖고 있는 금속이다. 표면에 특수 코팅 처리를 한 것으로 특정 부식에 강한 면역을 갖게 된다. 손상에는 약하지만 자가 회복력이 있고 유지가 가능하다. 역시나 가장 매력적인 점은 금속과 코팅 물질 간 화학 작용으로 무지개와 같은 시각적 독특함이 우리에게 전달되는 것이다. 촉감은 거칠지 않고 부드러운 편이다. 부담스럽지 않지만 어딘가 낯선 느낌을 주기도 한다. 부정적으로 다가오지 않는 다채로운 이질감이다. 



이렇게 1층의 분위기와 물성을 전반적으로 둘러보았다.

반면 색다른 얼굴을 하고 있는 지하 공간은 다음 편에 이어서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다.



장소: 오색칠(OSECHILL) / 카페, 디저트

주소: 서울특별시 마포구 토정로 5길 17 1층

시간: 매일 11:00~20:00

연락처: 02-322-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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