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바로나 Jan 27. 2021

제대로 잘 쉬는 아이를 바라보며

나는 충실하게 휴식하고 있는가

전업 주부의 시계는 유난히 저녁에 바쁘게 돌아간다.

아이 둘을 씻기고, 저녁을 먹이고 차리고 치우고 나도 조금 먹고 숨 좀 돌릴까 하면 남편의 퇴근.

다시 2라운드에 돌입해서 차리고 치우고 내일 아침은 어떤 걸 차려낼지 이리저리 둘러본다.


잠시 숨 좀 돌리려고 봤더니 아이가 책장 앞에 의자를 끌어다 앉아서 책을 보고 있다.

제대로 머리를 채우고 또 비워내는 시간을 보내는 것이겠지. 모른 척 지나가려 하니 이 책이 재밌다고 또 다른 것들도 사달라고 아이가 말한다.

그럼 그럼 사줄 수 있지.


아이가 책을 읽는 모습을 바라보다가 문득 나는 얼마나 휴식에 충실하면서 살아가는지 돌아보게 되었다.


머리 좀 식히자고 tv나 영화를 틀어놓고도 아차 하다가 다른 생각이나 걱정에 빠질 때마다 이도 저도 아닌 시간을 보내는 경우도 많아 더 피로만 쌓인다.


기분 전환을 위해 운동을 하라는 말이 많은데, 처음에는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우울하고 다운되어있는데 몸을 움직이라니 말이다.

하지만 요즘은 의식적으로 운동을 해보려고 노력 중에 있다.


짧게 20분 정도 요가나 홈트를 하고 잠시 누워서 호흡을 고르다가 스르르 잠이 드는 경우가 있는데,

잠에서 깬 순간 시간이 훌쩍 지났는지 확인해보면 15분~20분 정도다.

하지만 그런 시간을 보낸 후에 얻어지는 에너지와 전환된 기분의 파워가 크다.


이것도 해야 되고 저것도 해야 되는데 언제 다하지?라는 생각을 하는 그 순간도 시간은 그냥 흐른다.

요즘 많이 되뇌는 말이 그래, 애쓰면서 살아도 내년에 42살이고, 아무것도 안 하고 살아도 42살이 될 텐데 어떻게 지금을 살아야 하는지는 내가 결정하는 것이다...라는 것.


그렇기에 "그냥 하면 된다"라는 말의 의미를 알 것 같기도 하다.

머리와 마음속을 자주 잘 비워내고, 좋은 기운으로 잘 채워놓은 상태가 되면 무엇이든 돌입하기 전의 시간을 단축시켜주기 때문이다.


밤새 푹 잘 자고 개운한 이 상태에서, 어제 저장해놓은 이 글을 마무리해나가는 지금도 그 어느 때보다 키보드의 속도가 빨라짐을 느끼고 있으니까 말이다.


오늘도 부지런히 비워내고 좋은 걸로 채우자.

제대로 잘하고 싶은 나의 마음을 잘 알아봐 주자.


그리고 아이들은 잠에서 깨자마자 뭐하고 놀지 바로 결정해서 실행한다.

대단한 에너자이저들. 그들의 원천은 바로 잘 쉬고 잘 먹고 잘 자는 것이 아닐까.


작가의 이전글 모든 게 술술 풀리는 삶은 없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