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3학년 때 즉석 떡볶이를 처음 먹어봤다.
납작한 냄비에 떡, 양배추, 대파, 어묵, 쫄면 사리가 들어있었다.
네모난 판 위에서 끓고 있는 떡볶이를 비닐이 씌워진 플라스틱 접시에 담아주던 사장님은
이제 주문을 받고 주방에 들어가 떡볶이를 만들어 내오셨다.
1000원으로 즉석 떡볶이를 누렸던 그 행복은 30년이 지난 지금까지 잊히지 않는다.
떡볶이는 왜 이리 맛있는 거지?
퇴근길에서 만나는 떡볶이는 그 자체로 힐링이었다.
지하철역 계단을 걸어 나올 때, 어디선가 익숙한 그 냄새가 난다.
나도 모르게 발걸음을 서두른다.
이미 떡볶이, 튀김, 순대를 주문하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는 그곳은 지하철역 앞 분식가게다.
동생이랑 퇴근 시간이 맞으면 같이 한 접시씩 먹고 들어갔다.
혼자일 땐 포장해서 손에 들고 갈 땐 하루의 스트레스가 사라지는 듯했다.
결혼하고 나서는 친정에 갈 일이 있을 때마다 고등학교 앞 분식집에 가서 먹거나 포장해왔다.
이렇게 내 입맛에 딱 맞는 떡볶이 집이 근처에 없다는 사실을 항상 안타까워하면서 말이다.
아는 맛이 무섭다.
언제 떡볶이가 생각나냐고?
기분에 상관없이 항상 떡볶이는 대환영이다.
한 주를 시작하는 월요일, 떡볶이가 시급하다.
아이들 등원을 서둘러야겠다.
오전 중에 계획한 볼 일을 마치고 근처에 있는 분식집을 꼭 가야지.
내 마음을 달래 줄 무언가를 찾기 힘든 요즘이다.
내 마음과 입맛,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떡볶이 앞으로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