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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예원 Nov 16. 2019

생각보다 타인은 내게 관심이 없다.

타인의 시선에 관하여


어쩌면 나는 요즘 외딴섬이길 자처한다. 지겹게도 타인의 시선에 속박되어 살던 내가, 요즘엔 꽤나 자유롭다. 그리고 그만큼 나도 타인에게 관심을 끊었다.


누군가 내게 그랬었다. 너는 나이에 비해 좋게 말하면 성숙하고, 나쁘게 말하면 애늙은이 같은 경향이 있다고. 오히려 연상인 자신보다 더 어른스럽고 그만큼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겪은 사연이 참 많다고.


세상이 부수어질 것 마냥 매일을 불안에 떨며 치열히 도 살았던 학창 시절. 나도 숨 좀 쉬고 살겠다며, 많은 상처에 맞아가며, 타인의 시선에 알맞으려 무던히도 애를 쓰던 순간들.


그 모든 것을 끝냈음에도 여전히 나를 가두던 세상에서 이제 나는 드디어 숨이 트이는 방법을 찾았다. 그것은 내가 먼저 타인에 대한 관심을 끊어버리는 것. 


'생각보다 타인은 내게 관심이 없다.'


내가 모든 타인을 기억하거나 주시하지 않는 것처럼. 


나는 절로 공감이 되어 고개를 끄덕였다. 어느새 나는 저 문장에 기대어 나를 타인에게서 풀어주었다. 내가 타인에게 관심을 주지 않는 것처럼, 그들도 나를 내버려 둠을 알게 되었으니까.


결국 나는 내가 더 중요해서, 그래서 그래.






매번 조금 화려한 옷을 입고 나가거나, 화장을 새로운 방법으로 시도한다거나, 머리 스타일을 파격적으로 바꿔본다거나 했을 때 항상 그 날은 타인의 눈치를 보곤 했다. 누구라고 특정 부류를 말할 수도 없는 불특정 다수의 가상의 시선을 걱정하곤 했다.


그런데 어느 날, 인터넷에서 이런 글을 접했다.


'타인은 내게 생각보다 관심이 없다.'


생각해보니 그랬다. 나 또한 길거리에서 조금 화려한 옷을 입거나 튀는 외모를 가진 사람에게 아주 잠시 시선이 가곤 하지만, 이내 별생각 없이 그들 옆을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것을. 어차피 다시 만날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고, 그들을 만약 다시 마주친다 해도 우리는 서로를 모른 채 또 지나갈 뿐이다.


그런 불특정 다수의 시선을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었다. 내가 타인을 신경 쓰지 않는 만큼, 그제야 비로소 나도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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