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에 관하여
존경하는 한 작가님이 말씀하시기를, 예술가에게 가장 중요하고 필요한 것은 바로 아파하고 깨지고 힘들어했던 경험이라고 했다. 어찌 보면 참 맞는 말이다. 그 속에서 나라는 사람에 대한 객관적인 정의가 하나씩 내려질 테니까.
나는 내가 나를 알아가려면 많은 경험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 어떤 순간에 행복을 느끼고 또 어떤 순간에 지독히도 우울해하는지, 어떤 사람을 좋아하고 어떤 사람을 피하고 싶어 하는지. 이 모든 것의 답은 그런 상황에 처해 본 경험으로 나온다.
나는 너무나도 힘이 들 때 한강에 갔다가 그 강물로부터 엄청난 위로와 치유를 받고 그 이후론 힘이 들 때마다 한강부터 찾는다. 또 나는 짝사랑하는 사람에게 차마 전하지 못한 답답한 진심들을 글로 써서 게워내기 시작했는데 그 속에서 참 많은 후련함을 느껴 그 이후로부터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이 모든 것은 다 경험이고 그로 인해 내가 나에 대해 더 잘 알게 된 것들이다.
내가 나를 알아간다는 건 참 힘들고 슬프고 고되고 외로우며 귀찮은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어떠한 상황에 직면하고 그로 인해 그 속에서 나에 대해 더욱 알아간다. 모든 상황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그러니 지금 당장 너무 힘이 들거나 지친다면 조금 기다려보자. 그리곤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어떤 방법을 찾아 시도해보자. 내가 힘이 들어 한강을 가고, 답답한 마음에 글을 쓴 것처럼. 그로 인해 당신은 또 다른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고 그 어떤 상황이 해소된 순간, 당신 자신에 대해 더 마주하고 알아가게 될 테니. 그리고 어쩌면 그 힘으로 더 나아갈 테니.
그게 무엇이 되었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