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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토리캐처 Apr 06. 2023

읽고 나니 옥수수수염차가 남는 두 권의 책

불편한 편의점 1 과 2

입소문으로 찐 베스트셀러가 된 이야기


어느 출판사에서 출간할지 미정인 채로 완성, 안 되면 브런치로 공개하려고 했던 작품이라고 하신 김호연 작가님의 인터뷰 글을 봤다.


인터뷰 기사는 사실 책을 두 권 다 읽고 나서야 접했고,  될 걸 예상하지 못하고 크게 성공한 작품이라는 드라마틱한 일을 알게 됐다.


작가 본인에게도 책을 무척이나 힘들게 쓰는 시간들 사이에는 감히 예상하지 못한 폭발적인 반응이었을 거다. 작품이 나오고 나서 내 손을 떠나 잘 여행하고 있는 아끼는 것을 바라보며 이게 꿈인가 실감이 안 날지도 모르겠다 싶은, 인생에 자주 찾아오지는 않는 놀라운 사건이겠다는 마음이 잘 느껴졌다.



인스타그램 후기를 올렸는데, 해시태그 타고 내 글에 좋아요를 눌러주셔서 알게된

'김호연 작가 팬스타그램'


https://instagram.com/mangwonbrothers?igshid=YmMyMTA2M2Y=



그 뒤에 분주하게 이루어지는 많은 강연 섭외와 조율, 강연 수락과 떨리고 긴장되는 만남의 시간들이 상상되며 이미 과거이기도 한 좋은 에너지의 파장들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좋은 글과 작품에는 보이지 않는 날개가 달린 것이 분명하다고 느꼈다.

사람들이 알아서 어디론가 날려보내고 싶어하는, 아주 멀리  잘 날아갈 수 있도록 정교하게 설계된 가볍고 친숙한 종이 비행기 같기도 하다.


새 책을 사모으는 취미를 갖기 어려운 상황인 내가 예전에 이 책을 굳이 사게 된 이유는 베스트셀러 도서 순위 윗 쪽에 계속 머물러서 보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소설책을 좀처럼 쉽게 사지는 않는데, 후기가 일단 좋았고, 아이와 같이 볼만한 책이라는 판단이 들어서 구매해 놓고,  한 1년 책장에 꽂아놓고서 고이 소장해 왔다.


어제 불편한편의점 후기 살펴보려고 하다가 yes24 작가 인터뷰를 봤다. 책 잘 쓰는 법 질문을 하도 많이 받아서 이번에 관련 신작을 냈는데, 작가는 육체노동자라고 현실의 고단함을 솔직하게 써 주신 것 같다.


작품은 아름다울 수 있지만, 그 것을 향해 가는 모든 과정은 그리 아름답지만은 않다. 겪어보면 아! 하고 깨닫는다. 재미있어 보이고 멀리서 봤을 때 쉬워 보일 수록 간극이 크다.



https://m.ch.yes24.com/Article/View/54015


걷고 생각하고 쓰고 목디스크로 고통 받고-저도 비슷하게 살고 있어요
작품이 워낙 좋았기에 출판사 규모가 중요한 건 아니다.
아무 것도 한 게 없는 게 아니라 그 어렵다는 작품 완성을 하셨죠.


학교 가서 아침에 읽을 책이 필요하다고 하길래 "그럼 이 책을 보는 건 어때?"라고 했더니 "좋아!" 라고 해서 그렇게 3월에 불편한 편의점 1 과 2 두 권을 아이도 나도 완독했다.


읽은 순서는 아이가 일단 1권을 다 읽고, 나에게 넘겨주면 출퇴근 길에 틈틈이 읽었는데, 중간 중간에 "어디까지 읽었어? 내가 스포해 줄게" 아이가 이렇게 말하고서는 본인 머릿 속에 떠오르는 책 줄거리를 조금은 엉성하게 계속 조잘조잘 이야기를 해줬다.


"오늘은 어디까지 읽었어?" "독고씨가 같이 일하는 분 아들 갖다주라고 삼각김밥을 쐈어." "어, 많이 읽었네."


책을 더 열심히 읽어야겠다고 다짐하게 되는 페이스메이커 역할도 아이가 톡톡히 해줘서 나 혼자 진짜 보고 싶을 때만 책을 보는 기존 습관보다 조금 더 빨리 완독하게 됐다.


아이와의 관계를 더 돈독하게 유지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요즘은 바로 책이다. 책을 같이 읽고 이야기를 나누니까 웃을 이야기꺼리가 좀 더 풍성해진다.


스스로 골랐다면 안 봤을 주제의 책도 계속 같이 읽게 되는 중이다.


다음은 "아몬드" 성장소설 차례다. 요 몇 달 새 구하기 굉장히 어려워진 사연도 알게 됐다. 교보문고 등 인터넷 서점에는 더 이상에 없다.


"대체 옥수수수염차는 책에서 왜 이렇게 많이 나와?PPL인가?"



혹시 작품쓰실 때 이런 빅 픽처를 염두에 두신 건가?



광동제약과 콜라보도 하셨던 과거 페이스북 게시물도 찾았다.



후기를 보다보면 아이들에게 추천할만한 책, 선물로 사 준 책 이런 내용이 자주 나온다.



이사를 자주 안 다닐 예정이고, 이주 계획도 없으며, 큰 공간의 집에서 혼자 살지 않는 한, 대성공해서 내 책장을 드넓게 짜지 않는 현 조건에서는, 최대한 심사숙고하며 이 책을 내 집에 들여도 될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 통과한 책만 살 수 있는 상황이라고 판단한다.


아마도 새로 들이는 책은 아이의 필독서가 되지 않을까. 나혼자 보는 책이라면 왠만해서는 주로 전자책으로 보게 될 것 같다. 전자책으로 보는 것을 그리 좋아하진 않는데, 상황상 그게 나을 때가 갈수록 더 많다.


아주 아주 오래 마음 편히, 아무런 할 것도 없이 시간에 쫒기지 않고 몇 시간이고 여유롭게 책보면서 지내는 소박한 바람을 안고 오늘도 일하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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