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여서 제사는 지내지 않고, 엄마 생전 의사에 따라 화장하지 않고 장지에 모셔서 유골함 리스는 필요하지 않아요.
모두가 그렇게 한다고 생각하고, 이렇게 보내면 좋아할 확률이 높겠지하고 썼겠지만, 아쉽게도 이 알림은 반갑지 않아요.
리마인드 개념으로 보내셨다해도 제가 정신줄을 놓고 살지 않는 한 기일을 잊을리도 없으니까요.
수신차단하겠습니다.
알림 수신 의사가 없어요.
이렇게 우리는
우연한 사건으로 만나
1년을 거쳐 짧은 이별로 마무리 했습니다.
오늘 아침 비아이컴퍼니 추모 카톡 알림톡을 받고 썼습니다.
여전히 내 생각과 추억에 많은 지분을 차지하며 돌아가신 육체는 잠들어 있더라도 내 곁에 영혼으로 살고 있는 엄마의 존재감에 대해, 그리고 나를 '좋은 엄마'라고 부르는 아이의 존재에 대해 생각이 참 많습니다.
제 아이 탄생 소식을 전했을 때 재미있는 가르침을 주시는 스승님께 '엄마로 승진했네!'라고 색다른 말로 축하받았는데, 이런 직급이었다니 그 때는 사실 잘 몰랐고 모르는게 당연하겠죠.
한 사람 인생에 이토록 햇살을 두고 두고 비춰줄 수 있는 존재가 만약 누군가의 엄마라면, 시간이 지나 그 무섭다는 갱년기가 저에게 찾아 올지라도 심리학 공부와 명상과 정신수양으로 갈지 자로 휘청거릴 지언정 제자리를 찾아 정방향으로 올곧게 걷길, 더 애쓰고 힘써 좋은 엄마가 되어야죠.
내 엄마는 다정했고, 저도 꽤나 다정한 편입니다. 아이를 볼 때마다 신기해하고 좋아해야 가능한 다정함이죠.
모성애 그런 건 그냥 붙이는 말이라고 생각하고, 그냥 곁에 지내는 사람이라는 존재끼리 서로 아끼고 위해주고, 비교적 솔직하게 말해도 마음이 불편하지 않고 괜찮고, 나쁘게 할지도 모른다는 배신에 대한 걱정조차 없이 각별해지는 것과 같아요.
엄마가 되는 건 참 놀라운 일이예요. 누구도 아닌 바로 '이 아이'라서 사랑이 샘솟는 거라고 봐요. 저도 꽤나 사랑을 많이 받아서 어떤 느낌인지 아주 잘 알아요.
엄마는 모든 자식들을 저처럼 사랑하지는 않았어요. 나에게 힘든 말을 하면 아무리 자식이라도 서운한 법이니까요. 저는 엄마가 힘들 것 같은 말을 살면서 거의 안했으니까 끝까지 좋은 관계였어요. 아예 안했으면 좋았을텐테 저도 사람이라서 몇 번 질렀어요.
그런 순간들도 다 엄마가 그 때 그 때 현명하게 풀어 주셨습니다. 늘 현명하고 바르게 대처하지는 못하지만, 관계가 깨질 정도까지 가지는 않은 것에 감사합니다.
좋은 엄마, 좋은 사람으로 살 수 있게 많은 면에서 모범이 되고, 여전히 내 안에서 힘을 주는 고마운 엄마를 오늘도 기억합니다.
남들 보기 좋은 엄마가 될 생각은 없고, 그저 내 아이가 인정해주면 그 걸로 된거죠. 그 어떤 사람의 인정보다 가치있고 무척 보람있는 일입니다. 후회하지 않게 살려고 매일 노력하는데, 그 치열한 삶의 순간 중 아이에 관한 생각이 가장 많은 지분을 차지합니다. 그럴 이유가 저에게는 충분합니다. 가장 소중한 사람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