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소수의 정해진 사람만, 정해진 주제에 부합하는 글을 꾸준히 쓰는 사람만 응원하기를 받을 자격이 주어진다.
특정 주제 카테고리에 부합하는 작가만 밀어주겠다는 다분한 의지를 읽었다.
브런치 발행할 때 매우 당황스러운 허들 단계가 하나 있다. 바로 태그인데 마땅히 고를 것이 없어서 고민되곤 하는 소수의 태그 후보가 보여서 그 안에서 3개를 고르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나만 이렇게 고민하는 게 아니었다. 그 누구보다 제약을 싫어하고 자유를 추구하는 분들이 작가이니 그럴 만도 하다.
내 글 안에서 태그를 찾으려니 몇 개 안나오는 거겠지만
한 편, 딱 어떤 분야 크리에이터라고 규정하기 애매한 다양한 이야기를 하는 작가님들이 있다. 반대로 말하면 그 분야라는 단어가 글 소재를 제약하고 앞으로 그 주제만 써야할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답답하다는 뜻이다.
분류를 나눠서 일상 잡답 작품 이렇게 나눠서 운영하는 분들도 계시고, 나처럼 그냥 일단 분류없이 써보면서 의식의 흐름대로 그 때 그 때 느낌 따라 판단한다는 분들도 있다.
스스로 분야를 정하지 않고 브런치스토리 에디터가 분야를 정해주는 것의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과거에는 A라는 주제로 썼지만, 내가 앞으로는 B나 C라는 주제로 쓸 수 있는 가능성과 자유가 있는데, 왜 묻지도 않고 과거 발행 이력으로만 판단을 하고 정한 것일까?
일부 작가님은 내가 왜? 이 분야 크리에이터로 된 건지 정체성에 혼란을 겪기도 하셔서 떠오른 생각이다.
분야를 당연히 고민없이 아무렇게나 지정하신 건 아니겠지만, 이렇게 된 이유에는 애초에 글 발행할 때 자유 입력 없이 마땅한 것을 고르기가 참 어렵게 주어지는 브런치 태그 후보가 준 제약도 한 몫힐지 않았을까 한번 생각해 보기도 했다.
무 자르듯 명확히 규정짓기에는 우리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같은 삶이기도 하니 어쩔 수 없이 마주할 복잡다단함이긴 할 것이다.
그리고, 브런치 내에서는 가끔 글을 올리지만, 워낙 유명해 응원하기를 많이 받을 법한 분들에게는 선정 자격에 나열된 기준에 부합'하지 않더라도 프리패스 응원하기 버튼을 준 것도 이 분들에게 브런치 활동을 많이 하라는 동기부여이자 당근인 셈이다. 애써 새로운 판을 깔아준 브런치에게는 의당 고마울 일이다.
하지만 글을 쓰는 것도 작가이고, 응원하는 상대도 작가들이니 여러분들끼리 금액이 써 있는 봉투 기록을 남기는 게임을 시작하세요! 이라는 점은 왠지 뒷 맛이 씁쓸한 거다.
광고수익 분배를 창작자에게 해 주는 카카오뷰 수익은 점차 줄어드는데, 일 년간 그리 좋은 글들을 이끌어내는 이상은 실현이 안 되는 걸 증명했고, 광고글, 자극적인 글만 계속 써서 조회수를 높이고 높은 수익을 가져가려는 사람들로 넘치게 되었으니 그 걸 알고도 브런치에 도입할리는 없다.
순수하게 일기 쓰듯 쓰는 나같은 사람은 관전인데, 진심으로 하는 분들이 마음이 잠시 다치신 듯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로 치유하는 모습을 보여주신다. 나도 나 스스로 상처를 다독이는 방편으로 책을 읽고, 이런 글을 가끔 쓴다.
나에게 돈은 글 말고, 다른 곳에서 버는 게 훨씬 간단하고 깔끔하다.
이렇게 응원받을 자격을 정해진 소수에게만 제공할 거라면 공지를 그렇게하면 안되지 않나 - 괜히 새로운 기회를 기대한 다수는 더 크게 실망할텐데 말이다.
수익의 기회가 열린다면서, 대다수의 작가는 응원석에 그대로 있으라고 하면 변화가 없는 것이 더 나은 상황이 된다.
이 알림도 조금 짧고, 다 열리는 줄
브런치 작가님들 어서 와요 에디터가 좋은 글 골라서 차려뒀어요
뭔가 조금 선그어두고 못 넘어가게 장애물 세워놓고 거기서 보기만 하라는 느낌이다.
글쓰기는 운동과도 같으니 2주만 글을 안 올려도 어서 글을 쓰라고 알림으로 독려해주는 브런치가 마치 영역별로 다른 사람처럼, 기존과는 조금 다른 온도로 느껴진다. 여러 사람이 만드는 서비스여도 중심이 잡혀있으면 같은 결이 느껴질텐데(톤앤 매너) 서비스가 커져서, 서로 업무자끼리 별 대화 없이 각자 알아서 바쁘게 쳐내는 식의 분업을 하는 듯하다.
기대와 다르다고 실망을 할 수는 없는 법, 여러 사람이 모여 집단 지성을 이뤄낼 것 같기도 하지만, IT 서비스가 어디 그리 이상적이고 민주적이고 쉬운가, 작은 그룹을 테스트 삼기로 하고 나름대로 실험정신을 담아 잘 될지 안 될지 공을 위로 쏘아 올려보는 심정으로 꺼냈을 거다. 지금 이 모습이 브런치스토리팀의 최선이라고 본다.
댓글 말풍선 앞 지폐가 조금 보기가 .ㅁ.
개인적으로 응원하기 기능을 둘러본 소감으로는
작가만 보이게 '숨은 응원'을 보낼 수도 있지만, 오전에 슬쩍 공지와 링크를 잠시 살펴보니 '** 닉네임** 1만원 응원하기 댓글이 큼지막하게 적나라하게 디자인된 것도 좀 과하지 않나 싶고, 조금 보기가 불편했다는 솔직한 의견을 남긴다.
이럴 거면 차라리 그 작가님의 책을 사서 읽고, 내 브런치에 소감을 남겨드리는 지원이 낫지 않을까 개인적인 생각이 들었고, 밀어드리고 싶은 브런치 작가님들 응원은 제 나름대로 다른 방법으로 할게요 :)
서비스는 업데이트 하면 되니까! 써보시고, 의견도 들어보시고 모아보시면서 계속 진화되고 변화하고 개선되길!
그 무엇에도 크게 기대를 하지 않고 있다가, 예고 공지를 보고 기대감이 잔뜩 커졌는데, 사실 애초에 브런치에 바라는 게 없는 입장이어서 다시 제로로 수렴한 상태다.
무엇에 시간을 쓰고 마음을 줄지 수시로 판단하는 자세
콘텐츠 창작 세계는 참 어렵다.
좋은 글만 되어서도 안되고, 널리 전파되어야 하는데, 진짜 공감력 끌어올리는 글이 되거나 소재가 특이하거나 필력이 대단한 작가님들이 많이 보인다. 자극할 그 어떤 맛이라도 MSG를 잔뜩 넣든 다 빼고 담백하든 글의 맛이 필수이기도 하다.
선정하는 사람들도 AI가 아니니 종합 판단을 해야할거고, 내가 계속해서 읽고 싶은 글인가 기호도 한몫 할거다.
전반적인 서비스 문구가 작가와 응원하는 사람을 구분지었는데, 이 곳은 대체로 스스로 창작자라고 생각하면서 활동하기에 다른 플랫폼이 조금 결이 다른 느낌이 있다.
그 작가가 매주 좋은 글을 써줘서 무척 고맙고, 지갑을 열어서 연재를 응원하는 건 구독자보다는 작가의 팬일테고, 팬을 결집시켜보려는 목적이 보인다.
이 곳의 모든 브런치 작가를 바로 즐겁게 이롭게 하려는 것보다는 새롭게 정책을 하기 전 검증된 작가들을 모시고 100일 이상 어떻게 커나갈지 지켜보겠다는 의지가 다분해 보인다.
그런데, 이런 시작부터 기준에서 열외되서 맘 상한 작가님들이 보이는 걸 어쩌나.
난 사실 뭐든 상관없고 브런치에 그리 큰 애정을 갖지도 않으며, 조금 떨어져서 지켜보는 입장일 뿐이라 모든 감정들이 보인다.
요즘 소통하는 재미는 스레드에서 찾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좋은 글은 브런치에만 존재하는 게 아니라 어디에나 있기 때문이다. 브런치 단독 공개 글 - 오리지널 콘텐츠든 아니든 상관없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