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먼저 고른 책 : 작별인사

인생이란 무엇인가 '철학적인 대화'

by 스토리캐처

어쩌다 그냥

한 권의 책


2025년 6월 아이와 함께 나름대로 깊이 있게 대화 나눈 책이 바로 <작별인사> 소설이었어요. 김영하 작가님의 장편 소설인데, 학교 도서관 추천도서라고 해서 먼저 읽었다며, 같이 나누자고 저에게 권했답니다.


책 주요 이야기를 다소 엉성하고 허술하게, 드문드문 단서 조각을 던지듯 들려주며 듣는 사람 입장에서 퍼즐을 완성하고 싶고, 빈틈을 메우고 싶은 마음을 불러 일으켰죠. 좀 더 궁금한 점을 질문하고 답을 들으며, 몇 시간동안 집중적으로 대화를 이어갔어요.


그 결과 둘이 대화를 나누며 쓴 한 편의 글이 탄생했죠. 지난 6월에 그런 이야기를 나누고 저는 잊고 있다가, 오늘 대충 널부려 뜨려놓은 자료를 정리하던 중 발견해서 또 한 번 그 날의 기억을 더듬으며 대화를 또 즐겁게 이어 나갈 수 있었어요. 곁에 있으며 서로 대화를 주고 받고 같은 기억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에 참 감사한 마음이 드는 일요일 오후입니다.


몇 달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전에 읽었던 책 내용이 생각거리가 많아서 정말 좋았다'는 아이의 말을 들으니, 저도 이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그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잘 읽어봐야겠다고, 책 이름을 잘 기억해 두어야겠다고 마음 먹었죠.

작별인사


너의 몸에는
모든 비밀이 있다.

몸은 도구가 아니라
우주와 연결되는 문이다.

-
주인공 17세 '철이'에게
아버지가 들려준 말



유튜브에서 지난 번에 소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당시 발견한 영상이 있는데, 소설의 주요 등장인물 소개를 간단하게 살펴볼 수 있어요. 아이가 16세의 삶을 나름 치열하게 사는 중이라 '주인공 철이의 고민들이 전혀 남 일 같지 않았겠다' 싶었습니다.



출처 :

대만에서 제작한 북트레일러 : 6분 8초


https://youtu.be/g31PBlE8Dy8?si=TjTvKyOJULQFmWJl

이 글을 쓰면서, 약 1년 전 김영하 작가님이 대학생(성숙한 고등학생도 등장해요) 패널과 함께 대만TV쇼 '청춘사랑책' 프로그램에 출연한 영상을 발견해서 같이 소개해요.


책 나눔 내용에 관심이 있고, 차분히 들어볼 시간이 되신다면 2배속/한국자막으로 두고 보셔도 좋은 시간이 될 것입니다. 무료 유튜브를 쓰는 중이라 중간 광고 나와서 건너뛰기 할 때마다 자막 설정이 초기화되네요.

약 48분 정도 진행됩니다.


https://youtu.be/Ly4Pt76ZF6Q?si=MIqQMh_Ve0-nOw7K


달마라는 등장인물의 말인데, 모든 패널이 동의하지 않는다고 하는 것을 보면, 대만에 있는 분들이나 저의 생각이 크게 다르지 않네요. '태어나지 말았어야 해' 나 자신에 대해 오래 이렇게 생각한다면, 아주 많이 괴로운 처지에 놓여있다는 것의 방증이라 문제 해결은 못해주더라도 그 말을 듣는 마음이 너무 아파서 위로를 건네곤 합니다.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끝까지 좋았습니다. 본능에 충실한 짝짓기 프로그램이 범람하는 와중에 이런 소재의 프로그램으로 개개인의 지성과 철학적 질문을 나누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곁에서 재잘재잘 이야기를 들려주고, 응답을 듣고 감상을 깊게 나누고 싶어하는 아이라는 존재 덕분에 알게되는 책의 세계도 무궁무진합니다. 제가 우연히 맺은 인연의 한 아이가 자라서 이런 시간을 나눌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고, 의미있는 이야기라면 무조건 두 팔 벌려 환영하는 저에게 더 없이 '아주 참 좋은 시간'을 선물로 받아 더 크게 나누고 있죠.


아이가 자라 몇 년만 지나더라도, 엄마 역할인 저 말고 낯선 다른 사람들과 더 많이 오래 소통을 해야할 날이 올테니, 이런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말고 잘 쌓아나가 보겠습니다. 유한한 삶 속에 그리운 감정이 떠오르면 망설이며 그저 물이 증발하듯 날려버리거나 저 멀리 흘려보내지 말고, 답을 할지 말지 모르겠지만 연락을 해 버려야겠다고 다시 한번 마음을 먹어 봅니다.


서로 생각하는 마음을 언제든 고개만 슬쩍 들면 볼 수 있게 높이 둥둥 띄워두기
인생에 고통이 있지만,
그 와중에 단 한 번만
써 내려 갈 수 있는
이야기를 써가며
그 힘든 삶 속에
의미가 생긴다.

또한 그 것이
의미를 가지는 이유는
생에는 유한성이 있기 때문이다.

-
인공지능 등장인물 '선이'가
'달마'와 대화하며 건넨 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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