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떼는 저 멀리, 5km를 달리고 5kg 날리고

불필요한 지방 축적을 스스로 막아내 봤습니다

by 스토리캐처

내 몸이 무거운 건

나에게 제일 괴로운 일


남들은 저의 숨은 뱃살을 보기 어렵기 때문에, 작은 두개골 덕분에 몸도 작을 거라고 착각을 하곤 합니다. 제 때 밥을 먹지 않고, 아무 때나 라떼를 드링킹하던 저의 몸은 늘 비상모드에, 가능한 최선을 다해 넓은 배의 부피를 넓히고자, 긴급 지방 자치 구축 체계를 이루고 있었죠.


2년 전 8월 15일 광복절 즈음부터 간헐적으로 뛰기 시작했어요. 러닝을 또 굉장히 체계적으로 하는 분들은 스피드 8 이하는 조깅, 조거라고 하더군요. 근 2년 간 '나름의 조거 생활'을 드문드문이나마, 제가 할 수 있을 때 반복해서 하는 중입니다.


중요하고 큰 일, 심히 바쁜 일이 있을 때는 하고 싶어도 못하고, 할 수 있을 때 어떻게든 합니다. 러닝머신은 야외 러닝보다 훨씬 더 쉽다는 것도 알게 됐어요.


몸무게는 제가 덜 먹고(특히 매일 마시던 라떼를 줄이고), 꾸준히 뛸 수 있을 때 뛰면 서서히 줄어들더라구요.


뛸 때는 남들 속도에 자극 받아서 내 근육의 유연성이나 능력 대비 무리해서 뛰지 않고, 내 페이스를 찾는 것만 잘 하면 갑작스런 부상으로 귀찮게 병원을 가지 않아도 되죠.


물론, 흘깃 곁눈질로 봐도 외모 나이가 나보다 훨씬 윗 연배인데 결코 지치지 않고 내내 빠르기까지한 치타의 후예같은 분과 나란히 러닝머신을 달리면, 근원을 알 수 없는 놀라운 지구력이 발산될 때도 있긴 합니다. 하지만, 그 경험은 단 한 번으로 족하다 하고 그냥 '세상 나 혼자다' 이렇게 뛸 수 있는 만큼만 뛰면 됩니다. 페이스 메이커로 삼든지, 말든지는 제 컨디션에 달린 문제죠. 5km 정도가 제게는 딱 적당한 거리입니다.


근력 운동이나 스쾃도 집에서 틈틈이 합니다. 더 많이 해야할 필요를 온 몸이 강력한 신호로 보내주고 있는데, 책을 또 어떻게든 보고 싶어서 그 SOS를 외면할 때도 있어요. 눈만 나빠지는 독서는 좀 줄이고 몸을 좀 더 단련할 때인가 하고, 맑은 날에는 하늘과 구름을 한참 바라봅니다.


그렇게 나름대로 잘 살고 있어요. 책을 너무 보고 싶어서 책만 죽도록 파기도 하고, 이 사람 저 사람 이야기도 마음에 담아보고, 중요도 더는 못 낮추는 운동도 의식적으로 합니다.


담배는 싫고, 내 인생이 이미 쓰디 쓴데 맛도 없는데다 비싼 술을 굳이 먹고 싶지는 않습니다. 과도한 술로 자신의 '간'을 몹쓸 상태로 만든 것도 보긴 했고, 줄담배로 '폐'를 조용히 망가뜨린 사람들도 멀지 않은 관계 안에 있어서 잘 알고 있죠. 가성비 떨어지게 돈을 쓰는 것도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


스트레스에 취약해서 호기심을 가지고 계속 만나 보고 싶은 사람은 연결선을 강화하고, 감당할 수 없는 고약함으로 도저히 한 마디 말도 섞기 싫은 사람은 조용히 깔끔하게 헤어집니다. 저라는 인생과 연결된 네트워크에서 빛나며 잘 살아있는 다수의 노드, 빛을 거두고 죽은 극소수의 노드가 있는 셈이죠.


잠시 떨쳐낸 몸무게 5kg은 제가 언제든지 며칠만 정신없이 먹으면 금방 다시 찾아올 수 있는 정도에 불과합니다.


마음은 애써 관리하고 있으니, 이제는 더 이상 아프다는 소리 안 하는 '건강한 몸 상태를 만들고 유지'하는 것이 어느덧 100일 정도 남은 2025년 저의 목표입니다.


어떤 목표를 세우고, 매일 반복적으로 실천하는 건 온전히 나만 할 수 있는 행동이고, 내 책임이죠. 나 자신에게 전보다 더 책임감 있게 살아보겠어요.


그리고, 라떼를 멀리하고 조깅(느리게 뛰는 것) 을 하니, 값비싼 화장품을 안 써도 점점 피부가 좋아지고 있어요. 건강함을 느낄 수 있는 상태가 되어서 거울 보는 것도 즐겁죠. 억지로 웃으려고 안해도 미소가 지어집니다.


붓기가 빠져서 제 얼굴에도 생기가 돌아왔어요. 너무 오래 일을 해서, 또 종일 붙잡혀 앉아 있다보니 혈액 순환이 안되서 얼굴도 다리도 붓기도 했는데 그 모든 것도 모조리 날아갔어요.


그렇지만, 이런 좋다는 간증을 보고도 당장 운동을 안 할 이유를 빨리 찾고 포기하는 것이 당연한 시절이 과거의 저에게도 있었어요.


꾸준히 고생스럽게 반복해서 내게 이롭고 좋은 습관을 내 생활 속에 둔다는 것이 사실 의지력의 문제라기 보다는 처한 상황의 도움도 필요하니까,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 있는 분이 계시다면, 당장은 못하더라도 어서 하루라도 빨리 건강한 습관을 자연스럽게, 걱정하지 않고도, 고민 없이도 할 수 있으시길 바랄게요.


몸 아프면 다 무슨 소용인가요. 제가 라떼를 참 좋아하지만, 커피 따로 우유 따로 시간 차를 두고 먹는게 우유 칼슘 흡수에 좋다는 말을 듣고 나니, 그렇게 먹는 건 결코 라떼스럽지 않아서 비싸기도 하니 그냥 좀 덜 먹든지 안 먹든지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또, 그 간 제 월급의 일부를 십일조마냥 커피 산업에 기여한 바가 매우 컸으니 지금부터 조금씩만 줄여보겠다는 저의 다짐도 크게 서운하지는 않으실 겁니다.


우리 함께 건강하자는 말은 사실 '각자 되게 하기 싫고 귀찮은 운동을 하고, 먹고 싶은 것을 조금 더참고, 제 때 폰 끄고 잠을 자자'의 다른 말입니다. 술 먹을 거 다 먹고, 자극적인 음식 폭식하고, 담배 피고 싶을 때 다 피고, 잠 들기 전까지 폰에 눈을 고정하며 살아보자는 말이 아닌 것이죠. 이렇게 길게 의미를 해석해서 푸니까 왠지 엄마 잔소리 같고 되게 듣기 싫은 말이죠? 원래 좋은 소리가 그런 경향이 있어요.


귀에 단 소리가 누구의 주머니를 두둑하게 하는가, 아파서 고생해서 번 돈 병원비로 홀랑 날릴 때만 찰나의 깨달음으로 스치는 거죠. 증상이 사라지고 나서 그 뒤는 또 살던대로 살고요.


그렇지만, 담배를 피면서도 다른 병이나 스트레스가 없어 백세 넘게 장수한 어르신 사례도 분명 있습니다. 술도 마찬가지죠. 몸에 알코올을 붓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소주는 먹는 것이 아니라는 의사도 있고, 인삼주로 담궈서 드시는 분들도 있죠. 식사대용 시리얼도 그리 좋은 음식은 아니라고 하지만, 간단하게 즐겨 드시는 분들이 많죠. 알면 알수록 어릴 때부터 익숙해졌고 반복된 광고 덕에 생각없이 자연스레 사 먹던 것들이 다 자본가의 주머니를 채우는 쓰레기라, 배신감도 느끼고 먹을 게 점점 줄어요. 그래도 자연인이 될 게 아니면, 아예 단번에 끊어낼 수는 없는 거죠.


그러므로, 건강한 삶에 있어서도 단 하나의 정답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각자 선호하는 방식과 내가 바라는 모습대로 나름대로 능력껏 즐기며 선을 지키고 몸도 마인드도 모두 건강하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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