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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토리캐처 Dec 28. 2022

화 많은 사람을 싫어한다

그런데 나도 잠시 화가 많은 사람이 되었다

왜 저렇게 화를 낼까


그 때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됐다.


회사에서 오래 근무한 선배님이 상사님들에 대해 이렇게 말 할 때가 있었다.


정말 많이 유해지신 거야.
전에는 진짜 말도 못했어.


부드러워진 모습이 저렇다면, 그 전에는 얼마나 상시로 격노했단 말인가?


내가 보기에는 그렇게 화를 낼 일도 아닌 것 같은데 차분하게 말해도 될 것 같은데.


조금 과하다 싶게 화를 표출하는 모습을 본 적이 꽤 있었다.


대체 뭘 얼마나 잘못했다고 호통이 문 밖으로 새어나오기도 하고, 오랜 시간 서서 혼나는 직원 참 안타깝다 마음으로 토닥토닥하고, 같이 울었다.


그런데, 나도 올해 몇 달간 그런 적이 있었다. 이런 게 번아웃인가? 생각을 하기도 했는데, 지금 보니 그 직전쯤 간 것 같다.



어? 나 왜 이렇게 화가 많아졌지?


잘 해야하는데 딱히 돌파구도 안 보이고, 전환시킬 뾰족한 수나 해결 방법이 없는 것 같은 막막함, 앞으로 예상했을 때 계속 뚜렷한 비전이 안 보일 것 같은 안갯속에 있는 듯한 불안함, 누구와 이런 말을 할 수는 없고, 해 봐야 역시 답이 없을테고 하니 나만 혼자 속 터지고 답답한 듯한 외로움이 다 섞였었다.





지독한 스트레스, 내가 바라는 이상과 다른 현실의 제약들, 잘 쉬지 못해 마음의 여유도 갖지 못하고, 여기 저기 쑤시고 아픈 신호들이 시도 때도 없이 통증으로 신호를 보내니까 제 정신이 아닌 상태였다.


가 일에 미친 덕분에 오랫동안 버려진 몸이었다고 온몸이 전면 시위를 하는 듯한 고통, 잘 하고 싶은데 못하는 처지, 하고 싶은 것을 할 에너지도 없는 상태 모든 것이 짜증이 유독 많아지고 화를 내기 좋은 조건이 되었다.


참 이런 걸 이해하게 되다니, 일단 잘 쉬고 여유를 가질 수 있으면 좋은데, 삶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을 때가 있다. 억지로 쉴 시간을 만들지 않으면 그대로 떠 밀려 내려 가니까 정신줄도 꽉 붙잡아야 한다.



지금은 몇 가지를 포기하면서 평정을 찾았다.


내가 할 수 없는 건
그대로 두고,
절대 안 되는 건
원래 안 되는 거야.



노력하면 안 될 게 없다는 식의 무한노력 권장에 관한 속담을 너무 많이 듣고 자랐다.


그냥 봐도 지쳐 죽게 생긴 선수들한테 정신력으로 싸우라고 강조하는 국가대표 경기 중계도 수년간 너무 반복적으로 들었다.


꺾이지 않는 마음이 중요할 때가 있지만, 가끔은 좀 나를 위해 마음을 접고 쉬자.


언제나 꼿꼿하게 유지하려다가 강풍에 부러진다.



https://brunch.co.kr/@kk02me/81






오늘 우연히 링크드인 들어가서 평소에는 완전 재미없는 글 밖에 없는데, 댓글을 쓰게 만드는 글이 있어서 링크드인 오픈 후 최초로 댓글 남기고 왔다.


늘 좋은 이야기로 인사이트를 깨워주시는 분!


https://www.linkedin.com/posts/soojung-shin-30398b75_%EC%8B%A4%ED%8C%A8%ED%95%9C-%ED%9B%84%EC%9D%98-%ED%83%9C%EB%8F%84%EA%B0%80-%EA%B7%B8-%EB%8B%A4%EC%9D%8C%EC%9D%84-%EA%B2%B0%EC%A0%95%ED%95%9C%EB%8B%A4-0-%EC%8A%B9%EC%A7%84%EC%9D%98-%EC%8B%9C%EA%B8%B0-%EC%96%B4%EB%96%A4-%EC%9D%B4%EB%93%A4%EC%9D%80-activity-7012383573471105024-oK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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