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개나리를 아세요?
정말 아세요?
by
삼형의 나즈막한 목소리
Nov 21. 2020
나리나리 개나리 입에 따다 물고요
병아리 떼 종종종 봄나들이 갑니다
개나리꽃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노란색으로 화사하게 피어
봄을 알리는 꽃.
그러나
개나리는 '꽃'으로만 기억될 뿐 '나무'로는 기억되지 않는다
.
그 '꽃'도 봄철에만 잠깐인데...
우리의 기억이 그럴진대
이 사진을 보여주면서
"이게 무슨 나무인지 알 것 같아?"
하고 물어도 알 사람이 별로 없을 것이다.
개나리는 잎이 나기 전에 노오란 꽃을 활짝 피운다.
그 꽃이 지고 난 후에 잎이 돋는다.
이 사진은 개나리꽃이 모두 진 다음에 잎이 나온 개나리 모습이다.
꽃 진 후에 돋아난 개나리 잎을 들여다본 사람이 얼마나 될까?
우리는
'개나리꽃'이라는 개나리의 '
일부분'을 극대화한 이미지로 '개나리' '전체'를 기억
한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노오란 '개나리꽃'이 지고 난 다음에는 개나리를 들여다보지 않기 때문이다.
검색창에 '개나리'를 입력한 후 사진을 찾아보면 개나리꽃 사진만 잔뜩 있다.
우리는 <개나리 = 개나리꽃>으로 생각한다.
그게 개나리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다.
꽃이 진 후의 개나리 모습에 대해서는 도대체 관심이 없다.
개나리는
개나리꽃이 피기 전에도 개나리이고
개나리꽃이 활짝 피었을 때에도 개나리이고
개나리꽃이 지고 난 후에도 개나리이다.
개나리꽃이 있든 말든 개나리는 개나리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개나리'꽃'이 없으면 개나리를 알아보지 못한다.
개나리는 억울하겠다.
꽃이 있을 때에만 알아봐 주니 말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의 네
계절
을 지내는 자신을 기억해주는 것이 아니라
봄에
며칠
핀 꽃으로만 자신을 기억해주는 야속한 인심이
개나리는 서운하지 않을까?...
keyword
개나리꽃
개나리
기억
13
댓글
댓글
0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작가에게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삼형의 나즈막한 목소리
직업
에세이스트
생각은 깊게, 사랑은 넓게 그리고 생활은 유쾌하게
구독자
93
제안하기
구독
작가의 이전글
외등을 켜놓는 이유
이제 고만 쉬거라
작가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