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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명선 Oct 30. 2022

월천 그룹 멤버가 꿈입니다

스마트 스토어를 열어 보자

 석 달 전에 카페를 접을 때 폐업 처리를 하지 않았다. 인생의 5분의 1 기간 동안 내 주민번호만큼 익숙해진 사업자번호와 헤어지기 아쉬운 마음도 있었고 아예 폐업을 해 버리면 왠지 영영 백수가 될 거 같은 위기감이 들어서이다.

 그래서 업종과 주소만 바꾸고 전자상거래 도소매업자로 다시 태어났다. 스마트 스토어 창업을 염두에 둔 것이다. 뭘 팔 지는 나중에 차차 생각하기로 하고 일단 스마트 스토어 창업을 위한 기반 작업부터 시작했다.


 스마트 스토어는 쉽게 말해 네이버에 입점한 온라인 쇼핑몰이다. 일단 사업등록이 있어야 하고 통신판매업 신고, 구매안전서비스 이용 신청 등 전자상거래를 위한 여러 준비가 필요하다. 인터넷으로 검색하면 상세한 방법과 선배들의 팁이 쏟아지니 필요한 내용을 찾아 스스로 할 수 있다.

 

  온라인에서 흔히 듣는 월백, 월천이란 말이 '수입이 월에 백만 원, 월에 천만 원'이란 뜻의 약자라는 것을 알았다. 낮에는 회사를 다니며 밤 시간과 주말에는 인터넷 쇼핑몰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니 그야말로 열심히 사는 현대인이다.

 조건만 맞춰 신청하면 온라인상에 나의 상점을 만드는 일 자체는 돈도 거의 들지 않고 예상보다 쉬웠다. 문제는 무엇을 팔고 어떻게 사람들에게 노출하느냐였다.

 

 등록상품 0개, 매출 0원의 개점휴업 상태로 온라인 스토어를 마냥 둘 수는 없어서 일단 컨셉을 '선물가게'로 잡고 시즌별 선물 상자를 알차게 꾸려 판매해 보기로 했다.






 나의 온라인 선물가게 첫 상품은 '수능 수험생 응원 선물상자'다. 카페를 할 때 친구들의 자녀들이  수능을 볼 때 주려고 마카롱과 달고나 등으로 선물상자를 만들었다가 몇 개를 판매하게 되었다. 마침 온 국민의 이벤트인 수능시험이 다가오기도 하고 이번에도 어차피 내가 챙겨줘야 할 지인들이 있기 때문에(!) 온라인 스토어도 소생하고 내가 쓸 선물비도 절약하는 일석이조의 전략이었다.


 아직은 아무 데도 홍보하지 않아서 스토어 검색을 하면 우리 집이 한 456페이지쯤에 나올 것 같다.

 최소 6개가 판매목표다. 3개는 내가 사서 주변에 선물하고 3개쯤은 정확한 타게팅으로 '너 이번에 수능 선물할 데 있지 않아?'라 물어보며 영업하는 것이다.

 

 한 손에 들리는 조그만 선물 상자지만 구성품과 포장에 많은 고민을 하고 상품 소싱(판매할 상품과 공급처를 찾는 일)에도 정성을 들였다.

 '월천'이 아니라 '월십'도 어려운 처지지만 기획하고 진행하는 작업이 재미있다. 당장은 내가 돈을 못 벌어도 된다는 환경이 얼마나 감사한지!


  촬영용 배경지를 사서 집안에서 가장 빛이 좋은 장소를 찾아 휴대폰으로 촬영해서 보정까지 해 파일을 넘겨준 것은 나의 작은딸이다. 엠지 세대의 감각이나 센스를 수시로 빌릴 수 있는 환경에도 감사하자!


 스토어가 살살 알려지기 전까지는 지인들이 한두 개씩 사 주는 수준이겠지만 천릿길도 한 걸음부터이며 네 시작은 미약했으나 그 끝은 창대 하리라이다.

 옛말은 아직, 맞을 때가 참 많다.




 수능 선물이 끝나면 크리스마스 선물, 새해 선물, 입학 선물 등 선물 시즌이 연중 내내 이어진다는 것도 희망찬 일이다.

 사람이 사회적 동물로 남는 이상, 나의 온라인 선물가게는 물건을 사는 사람은 적어도 업로드할 상품은 항상 있을 것이니 30퍼센트의 성공은 확보한 것이 아닐까.

  

 지난여름 이후 심심한 50대가 되지 않기 위해 벌인 일 중에 수입을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채널이 나의 온라인 스토어인데 캐시노트에서 매일 아침 'ooo의

오늘 입금 예정액은 없습니다'라는 브리핑 카톡을 받다.

 

 그래도 나는 어엿한 온라인 스토어 사장님이니 내막을 모르는 사람이 볼 땐 사업가이다.

 

 

온라인 스토어 첫 상품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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