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로 1년 일해 봤습니다

생각보다 좋은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by 정대표

어제는 2020년 업무 성과를 저의 매니저 A와 이야기하는 날이었습니다. 1년 가까이 같이 일했지만, 사무실에서 A와 만난 건 두 번째였습니다. 팬데믹 때문이지요.



저 스스로는 2020년을 평가한다면 90점 정도라 생각했습니다. 그중 업무 성과는 스스로 80점 정도로 평가했지요. 2016~2019년 세일즈로 일할 때는 100점에 가까운 평가를 받았던 걸 생각하면 상당히 낮은 점수를 제게 주었습니다. 세일즈에서 마케팅으로 옮겼고, 한국 업무만을 하다 APAC 업무를 하게 되었으며, 평생 처음 영어로 일을 했기 때문에 스스로 흡족한 성과를 내었다고 판단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상사는 제 평가보다는 조금 후했습니다. 90점 언저리 점수를 제게 주었지요. 특히 APAC 거의 모든 나라에 트레이닝을 진행한 것에 평가를 후하게 평가하였습니다. 각각 나라의 니즈에 맞게 트레이닝 어젠다 세팅도 잘했다는 이야기도 들었지요. 제 의사소통 능력에는 문제가 없다는 말을 하면서, 본인 역시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다 보니 간혹 어렵게 느껴진다고도 하더군요. 모국어가 아니니 당연하다는 말을 덧붙이면서 말입니다.



그래서 생각해 봤습니다. 제가 영어로 어떻게 일을 해왔는지, 어떤 것은 잘했고, 어떤 건 못했는지 말입니다.



1. 미팅 준비를 철저히 했습니다. 어떤 말을 할지 스크립트까지 써두지는 않아도 어떤 식으로 회의를 이끌어 갈지 주요 포인트는 미리 적어두었습니다. 긴 발표를 할 때는 사전에 스크립트를 써보기도 했습니다. 스크립트 그대로 발표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발표 준비를 하면서 잘 구사하지 못하는 문장을 발견하고 익숙하게 해 두는 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2. 말을 가능한 천천히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전 한국말을 해도 말이 빠릅니다. 영어는 더 빠르게 하게 되더군요. 말을 빨리하니 상대방이 제대로 알아 들었는지 확실치 않을 때가 종종 있다는 걸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가능한 천천히 쉬운 말로 명확히 의사를 전달하려 노력했습니다. 저희 회사 같은 경우, 특히 세일즈에 있는 직원은 영어가 유창하지 않은 분이 상당히 많습니다. 그런 분들과 이야기할 때 특히 쉽고 명확히 이야기해야 의사소통이 가능해집니다.



3. 상대방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었습니다. 초반에는 다양한 나라의 악센트에 적응하느라 힘들었고, 아직도 뉴질랜드 악센트는 힘듭니다. 못 알아들었으면 반문을 해서 상대방의 의사를 명확히 파악하려 노력했습니다. 질문할 기회가 없으면 이메일을 보내는 방법도 있습니다. 내 영어 실력이 한국어처럼 완벽에 가깝지 않으니 품이 더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4. 하지만 좀 더 많이 영어에 저 자신을 노출시키지 못한 건 아쉽습니다. 업무 시간 외에는 주로 한국어로 된 매체만 보다 보니 영어 노출 시간이 생각보다 짧았습니다. 올해는 의식적으로라도 노력해야 할 부분입니다. 평소에 업무 관련한 영어 기사는 많이 보는 편이니 영어로 된 책을 몇 권 보려고 합니다.



5. 마지막으로, 업무에 대한 생각을 더 많이 하려 합니다. 영어가 아니라 한국어로 말입니다. 제게 영어는 외국어입니다. 한국어로 표현할 수 없는 이야기는 영어로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모국어인 한국어로야 말을 시작하면서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여유’가 있지만, 외국어로 이야기할 때는 그런 여유가 없는 게 당연하지요.



제가 2020년 1년간 영어로 일하면서 느낀 점을 정리해봤습니다. 다시 한번 느끼지만, 언어는 업무의 도구입니다. 업무의 도구를 잘 다듬는 것도 중요하지만, 업무의 본질에 역시 많은 노력을 쏟아야 한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많은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하며, 혹시라도 더 나은 팁을 공유해주실 분은 답글을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인생의 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