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Singpaore?
내가 싱가포르에 자리를 잡으려면 먼저 R사가 싱가포르에 지사를 설립해야 한다. 이때 가장 중요한 질문은 "왜 하필 싱가포르에 지사를 설립해야 하는가?"이다.
Why Singpaore?
4000개가 넘는 MNC(Multi National Company)의 아시아 지역 본부가 싱가포르에 위치하고 있어, 아시아 지사 설립을 해야 한다면 당연히 싱가포르를 떠올리기는 하지만, 나 자신도 구체적으로 따져본 적이 없다. R사는 이미 한국에 지사가 있고, 일본에도 진출해 있는 상황이니, 한국이나 일본에 둬도 될 아시아 본부를 왜 하필 싱가포르에 두어야 하는지 의문을 갖는 건 당연하다.
먼저 왜 그렇게나 많은 회사들이 본사 혹은 지역 본부를 싱가포르에 두는 걸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먼저 이곳에서 스타트업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사람을 찾아보기로 했다. 주변 지인을 통해 알아본 결과 싱가포르에서 10여 년 스타트업 경영을 하고 있는 S님을 만나게 되었다.
이 분 이야기를 쭉 들어보니 아시아, 특히 동남아시아 지역에 지사를 두려고 한다면 싱가포르보다 나은 나라가 단 한 곳도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 싱가포르는 정치와 경제 환경이 매우 안정적이다. 주변국인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네시아와 비교할 때 그 장점이 뚜렷하다. 다음으로는 지리적 이점을 들 수 있다. 허브 공항 중 하나인 싱가포르 창이 공항에서는 전 세계 곳곳을 연결하는 항공편이 있을 뿐 아니라,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아시아 권을 비행기로 5~6시간 이내면 거의 모두 닿을 수 있다. 영어권 국가라는 것도 굉장히 큰 이점이다. 모든 공문서가 영어로 되어 있고, 어느 관공서를 가도 영어가 통한다는 점은 엄청나게 큰 이점이다. 전 세계에서 내놓으라 하는 인재들이 모이는 곳이라는 점도 이점이다. 서구권 인재들 입장에서 싱가포르는 아시아를 경험하기 위해 오는 곳이며 아시아 권에서는 아시아 지역 본부가 있는 곳이라 글로벌로 진출하기 위한 관문이 된다. 마지막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세율이다. 법인세율은 17%로 균일하고, 소득세도 최고 세율이 22%에 불과하다. 또 외환관리법이라는 게 없어 자유로운 외화 반입과 반출은 덤이다.
이렇게 싱가포르 지사 설립의 이점은 정리했고, 이제는 아시아, 특히 동남아시아 시장을 살펴보기로 했다. R사 제품은 어느 정도 경제가 발전한 나라에 판매 가능하다. 그렇게 보면 Addressible market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호주, 대만 정도가 나온다. 이 나라에 대해 조사해 보기로 했다. 명목 GDP, 구매력 기준 GDP, 인구, 잠재 고객의 숫자, R사와 함께 할 파트너사, 현재 경쟁사 상황 등을 정리했다.
다음으로 R&D 인력 채용에 대해 알아보게 되었다. 스타트업은 기술력이 관건인데, 특히 미국의 경우 엔지니어 몸값이 매우 비싸다. 신입 엔지니어도 때에 따라서는 200K USD까지 줘야 하고, 팀장급은 500K USD까지도 지불해야 한다고 한다. 그에 비하면 싱가포르와 그 주변 국가 몸값은 저렴하다. 싱가포르에서 팀장급 엔지니어 연봉은 200K USD 정도로 미국과 큰 차이가 있고, 주변국인 다른 동남아 지역으로 가면 50~100K USD 정도면 팀장급 엔지니어 고용이 가능하다. 처음에는 Remote로 사람을 뽑고 관리를 해야 하는 단점은 있지만, 싱가포르에서 주변국 Top Talent 고용이 가능해 보였다.
마지막으로는 싱가포르에서 지사를 설립하기 위한 프로세스를 살펴보았다. S님으로부터 소개받은 한 Law Firm에 컨택을 해 지사 설립에 필요한 서류와 프로세스를 안내받았다. 먼저 싱가포르에 법인을 설립하고 나면, 법인 계좌를 개설하고, 지사장이 될 나의 취업 비자를 신청하면 된다. 현재 회사에 2 month Notice를 줘야 하는 것을 감안하면 법인 설립을 위한 서류 작업부터 On-boarding까지 대략 6개월의 시간이 소요된다. 만약 내가 싱가포르 시민이거나 영주권자라면 2달 정도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이 모든 것을 정리하는데 3주 정도 시간이 소요됐다. 이렇게 정리한 것을 20 페이지 정도 되는 프레젠테이션으로 구성했고, 미리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공유해 피드백을 받았다. 미팅에서는 몇 가지 의문점에 대해 논의했다. 이 미팅 이후 법인 설립을 위해 컨택한 Law Firm과 R사 경영진과의 미팅을 주선했다. 또 R사에서 관심을 보였던 법인세 절감 방안을 위해서는 전문적으로 세금 문제를 다루는 Law Firm과 미팅을 했다.
내가 할 일은 일단 다 끝냈다. 이제 R사 내부의 결정만 남았다. 이들이 어떻게 결정을 하던 나로서는 최선을 다했으니 담담히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