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 - 연봉 협상 과정

by 정대표

어느 정도를 요구해야 할지 감이 전혀 없었다. 그래서 일단 비슷한 일을 하는 사람들의 연봉 수준을 알아보았고, 스톡옵션은 어느 정도 요구해야 할지도 지인을 통해 알아보았다. 지금 당장 연봉도 중요하지만, 대기업 대비 조금 더 큰 리스크를 안고 가는 입장에서 스톡옵션에 더 큰 관심이 있긴 했다. 그렇지만 이미 시리즈 B까지 마무리한 이미 성장기에 있는 스타트업에 조인하는 입장에서 일확천금을 바라는 건 어렵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스타트업에서 어떻게 보상이 이루어지는 잘 모르기에, 내가 바라는 총액을 이야기하기로 했다.



대표와의 미팅 날.



싱가포르 물가를 감안하고 비슷한 일을 하는 사람을 보면 대략 $$$정도를 베이스로, 그리고 그 베이스에 30% 정도를 보너스로 받는다고 이야기하면서, 주식에 대한 건 W 대표에게 일임을 한다고 말했다. 솔직히 주식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고 했다. 이런 형태의 연봉 협상 자체가 처음이었다. 그간 이직을 하면서는 대체로 사규에 따라 연봉을 제시받았다. 그 이후 협상의 과정이 있긴 하지만, 내가 얼마를 요구해야 하는지 생각해 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연봉 협상, 두 번째 날.



대표가 제시한 금액은 내가 제시한 금액에 거의 부합을 했다. 연봉의 30% 정도를 스톡옵션으로 제시를 했고 , 보너스는 연봉의 10~20% 정도로 별도. 스톡옵션으로 제시한 금액은 사실 확 끌릴만한 금액은 아니었다. 하지만, 애초에 확 끌릴만한 금액을 제시받기를 원했다면 R사 초기 단계에 조인을 했어야 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까지 위험을 기꺼이 감수할 성향이 아니기에, 아주 만족스럽지 않지만, 대체로 만족스러운 연봉을 제시받았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보면 이미 꽤 큰 회사가 된 곳에 조인하는 셈이기에 R사를 여느 대기업이라고 생각하면 꽤 좋은 조건을 제시받았다.



보상을 떠나 내가 정말 해보고 싶었던 일을 하게 되었다. 제로 베이스에서 지사를 설립하고, 사람을 뽑고, 아시아 비즈니스를 개척하는 과정 모두를 괜찮은 급여와 함께 적당한 업사이드가 있는 Compensation Package를 받고 할 수 있다는 건 '일이 잘 풀렸다'라고 봐야 한다.



이제 오퍼 레터에 사인을 하면 본격적으로 지사 설립을 진행한다. 맨땅에서 사업 개발을 해 본 과거의 경험을 돌이켜볼 때 굉장히 많은 일이 있을 것이고 자갈밭을 매번 걸어가게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걸어도 걸어도 끝이 나지 않을 것 같은 길을 한동안 외롭게 걸어가야 한다는 것 역시 잘 안다. 하지만, 내가 잘 해낼 것이라는 것도 안다. 그래서인지 이 회사와 함께 할 내 앞날이 너무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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