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면 12월이다. 늘 그랬듯, 올 한 해를 미리 되돌아보려 한다.
올해는 다사다난했다. 스타트업으로 자리를 옮겼고, 코로나가 물러가기 시작하면서 국경이 열려 그동안 하지 못했던 여행을 마음껏 했다. 바쁘게 돌아다녔다. 7월부터 출장만 8차례 다녔다. 무척 피곤했다. 시간이 없어 라운드도 자주 하지 못해 살도 쪘다. 골프가 큰 운동은 되지 않지만, 나처럼 운동 안 하는 사람에게는 최소한의 운동이었던 셈인데, 그마저 하지 못하니 체중이 불어날수밖에 없다.
정식 입사 후 5개월 가까이 정신없이 뛰어다녔는데, 눈에 잡히는 세일즈 성과가 크지 않으니 의기소침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5개월 간 세일즈 성과가 나오지 않는 길을 알아낸 것일 뿐이라 생각하며 조금 다른 방향으로 내년에는 일을 해보기로 했다. 일단 내가 살고 있는 싱가포르를 깊게 파고들어 다양한 리드를 이끌어 내보려 한다.
내년은 회사 안팎으로 힘들 것으로 생각된다. 경기는 얼어붙기 시작했고, 급성장한 회사 내부를 추슬러야 한다. 큰 회사라도 힘들 텐데 우리처럼 작은 회사에게는 큰 위기가 될 수도 있는 일이다. 개인적으로는 역시 내 성과 문제가 고민이다. 지금까지 발굴해 온 세일즈 파이프 라인을 체크하고 드라이브해야 하는데, 인내심 역시 필요한 일이다 보니 쉽지 않다.
큰 회사에 몸담았을 때와 정말 다른 점 중 하나는, 내 주변 환경 거의 모두가 다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예전 직장에서는 적어도 6개월 ~ 1년 앞은 예측할 수 있었다. 특히나 세일즈 사이클이 긴 제품을 했던 전 직장은 더더욱 그랬다. 뭔가 바로 바꿀 수 없는 건 내 성격상 힘들기도 했지만, 비즈니스가 안정적인 건 무척 좋았다. 하지만 현 직장에서는, 내 작은 결정 하나가 내 미래를 완전히 바꿔버릴지도 모른다. 예측도 어렵다.
그럼에도 작년으로 돌아가 다시 이 일을 하겠냐고 물으면, 당연히 예스. 하지만, 어렵다. 그리고 힘들다. 살면 살수록 내 능력치도 올라가지만 내가 풀어야 할 문제도 어려워지니, 늘 힘들고 어려운 게 당연한 건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마음이 힘들 땐 늘 언제쯤 되어야 내 마음이 편해질까라고 자문해보지만, 이미 그 답을 알고 있다. 그럴 일이 없거나, 아주 내가 운이 좋으면 영원히 눈을 감는 날 '이만하면 잘 살았다'라며 편해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