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해야 된다는 강박을 갖는 건 많은 사람들에게 당연하게 여겨지지만, 그러지 않아도 된다는 걸 최근에야 조금씩 깨닫고 있는 중이다.
30대 중반까지는 영어를 잘 못했다. 그야말로 입시 영어나 좀 할 줄 알았지 회화는 거의 할 줄 몰랐다. 늦었다고도 생각했지만, 이런저런 학원을 다니며 공부를 시작했다. 그러기를 3년, 언젠가부터 영어가 입에 붙기 시작했다. 그리고 회사를 옮기고 이제 싱가포르에 오면서 전보다는 더 편하게 영어를 할 수 있게 됐다. 그렇다고 내가 열심히 공부한 게 아니다. 그냥 쭉 했을 뿐. 굳이 영어책을 많이 읽지도 않았고, 자막 없이 영화를 보려고 노력하지도 않았다. 그냥 계속 공부를 했고, 나를 영어를 쓸 수 있는 환경에 노출시켰다.
또, 첫 직장에서 어느 순간인지 세일즈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후, 얼마 되지 않아 세일즈로 자리를 옮겼다. 사실 처음에는 후회도 많이 했다. 숫자를 만들어내는 압박감이 그렇게 즐겁지 않았고, 잠에 못 들기도 했다. 하지만 굳이 포기하지 않고 계속 세일즈와 마케팅을 한지 어언 20년. 어느덧 세일즈 전문가에 가까운 사람이 됐다. 아직도 부족한 면이 있다고는 하지만, 누가 봐도 전문가다. 그렇다고 20년 가까운 세월을 열심히만 살았을까라고 내게 물어보면 그렇지 않다. 그냥 했다. 왜 그냥 했냐고 물으면? 나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했다. 하다 보니 이렇게 됐다.
지금 맡은 일도 이런 흐름으로 가지 않을까? 해내기 힘든 일을 맡았다. 그런데 나는 이 지역 세일즈 전문가는 아니다. 그래서 지금 이런저런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이 때문에 스트레스를 꽤나 받았다. 하지만, 이젠 알 거 같다. 그냥 하다 보면 길이 열리고 어떤 게 됐든 성과가 나리라는 걸 말이다. 하다 보면 된다는 걸 이제는 안다. 굳이 너무 열심히 하려 하지 않아도 된다. 포기하지 않고 하면 된다.
잡생각이 많아지면 스스로 확신이 줄어들기 마련이다. 이게 잘하는 걸까 나를 의심하고,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내가 잘못해서 그렇다고 착각을 한다. 실상은? 그렇지 않다. 그냥 나를 믿고 하다 보면 길이 보인다. 약간의 방황 끝에 얻은 결론이다. 그래, 그냥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