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한 번만이라도 안아 볼 수 있게

그 아이를 처음 봤을 때는 굉장히 귀엽고 작았다

by 김병섭

2019년 5월 15일, 나에게 정말 소중한 친구가 하늘로 떠났다. 정말 예쁘고 착하고 나와 잘 놀아주고 나를 지켜주던 그 아이는 이제 어디를 가더라도 볼 수 없다.


그 아이를 처음 봤을 때는 굉장히 귀엽고 작았다. 그러나 시간이 많이 지난 후 그 아이는 너무나도 커져버렸다. 그래서 그 아이가 미용을 하려면 미용사가 직접 와서 잘라야 했다. 원래는 아무렇지도 않았던 아이가 갑자기 미용을 하고 나서 그 아이가 떠났다. 자세한 이유는 아무도 알지 못할 것이다. 다만, 그 미용사만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추측만 할 뿐이다. 그날 기억에 남는 건 삼촌이 “그 아이가 계속 잠을 자”라고 한 것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그 아이, 그 아이는 바로 우리집에서 처음으로 키웠던 사모예드 강아지였다. 정말 하얗고 백설기 같은 피부와 털을 가지고 구슬 같은 또랑또랑한 눈을 가진 강아지였다. 만약 그 당시, 그 아이가 미용을 받은 그 자리에 내가 있었다면 조금이라도 나아질 수 있었을까? 라고 매일 후회만 하며 서러움을 참는 것뿐이다. 우리 집 멍멍이가 무지개다리를 건넌 날 새벽에 정말정말 눈에서 이렇게 많은 눈물이 나올 수 있나 싶을 정도로 많이 울었다.


그 당시에 주마등처럼 갑자기 가수 케이시의 그때가 좋았어라 는 노래 중 가사 한 부분이 스쳐 지나갔다. 가사 ‘그때 알았더라면 더 사랑할 걸 더 안아줄 걸 후회가 돼’ ‘항상 곁에 있어서 계속 함께 있을 줄 알았나봐’ 라는 부분이 내 뇌에 콕 박히듯이 들어왔다. 그 순간 나는 더 많은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다시 돌아간다면 정말 후회 없이 잘해줄 것인데 볼 수 없다는 현실에 또 다시 생각을 멈춘다. 후회하지 말고 있을 때 잘 하라는 말, 나는 절대 잊을 수 없다. 조금이라도 더 잘해줄 걸 계속 후회가 된다.


돌이킬 수 없는 현실에 나는 포기하고 그 아이의 동생에게 그 아이에게 못해줬던 것들을 더 잘해주기로 마음을 먹고 더 잘해주기 위해 노력 중이다. 매일 사랑을 듬뿍 주고 간식도 많이 주고 장난감들과 옷들도 많이 사주고 후회하지 않도록 정말 많은 노력 중이다. 어느 날 꿈에서 그 아이가 나타났다.


2년 동안 꿈에 한 번도 나오지 않았었는데, 2년 만에 첨으로 꿈에 나왔다. 어떤 마당이 있는 집에 마당에서 뽀얗고 백설기 같은 피부와 털을 가진 강아지가 나를 보면서 해맑게 웃었다. 난 그 강아지를 본 순간 바로 알 수 있었다. 바로 우리 집 강아지라는 것을, 보자마자 너무 반가운 마음에 정말 기쁜 마음으로 같이 놀았다. 그 아이는 정말 행복해 보였다. 진짜 정말 많이 행복해 보였고, 나도 마찬가지로 정말 행복했다. 행복이란 이런 것이구나 싶었다. 잠깐이었지만 그 아이가 행복해해서 여태까지 했던 후회들이 풀렸다. 그러고 나서 나는 꿈에서 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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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자마자 꿈해몽을 찾아보았는데, 꿈을 꾼 후에 막연하게 죽은 강아지를 보았다고 생각되지 않고 죽은 강아지의 모습이나 행동이 비교적 생생하게 떠오른다면 아마도 죽은 강아지가 뭔가를 주인에게 부탁하기 위해 꿈에 나타난 것이라 했다. 뭔가를 부탁하려는 것이라면 환생했으니 새가족을 맞이해 달라는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든다. 괜히 드는 죄책감 때문에 더 이상의 새가족을 맞이하고 싶지는 않다…….


만약 환생을 한 것이라면 더 좋은 주인을 만나서 내가 줄 수 있는 사랑보다 더 많은 사랑을 줄 수 있는 주인을 만나도록 빈다. 전보다도 더 행복할 수 있게, 더 사랑 받는 삶을 살게 하고 싶다. 정말 보고 싶다. 길 가다가라도 우연히 만나고 싶다. 만약 나를 기억한다면 제발 한 번만 나를 보러와 줘. 딱 한 번만이라도 안아 볼 수 있게 해줘. 정말 사랑했어. 보고 싶다. 난 너를 찾기 위해 길을 돌아다니며 핸드폰 대신 사람, 동물들을 보고 다닐게. 나를 알아본다면 꼭 나에게 말을 걸어주거나 짖어주길 바래.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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