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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병섭 Sep 29. 2022

아직 널 보내지 못하는데 눈물이 떨어져요

봄날. BTS.

 https://www.youtube.com/watch?v=xEeFrLSkMm8




인간은 누구나 살아가면서 겪어야 할 숙제는 이별입니다. 이 이별의 의미는 사람마다 다를 것입니다. 그들이 살아온 환경, 본인에게 이별이 의미하는 바와 이별의 가치는 모두 다르기 때문이지요. 이것은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생명체이기에 가능하고 그에 감사해야 할 것입니다. 만남이란 것이 있기에 만남이 시작되면 이별이란 경험에 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수백 번 수천 번을 만났든 한 번을 만났든 그 수치는 중요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한 번의 만남이더라도 자신에게 그 만남이 가치가 있었다면 이별 또한 그 가치는 비례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저의 첫 이별에 위로가 되어준 노래를 소개하려 합니다. 바로 2017년 12월  13일에 발행된 BTS의 봄날이란 곡입니다. 봄날이라는 단어을 봤을 때 여러분은 어떤 감정들이 피어 오르시나요? 저는 봄날이라는 단어를 보고 따뜻하고 안정감을 준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런 고의 제목에 걸맞게 이 곡은 그리움이라는 감정을 듣는이가 따뜻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잘 표현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가요에 나오는 가사 중에 저의 마음을 울린 구절이 있습니다. 바로 ‘사실 난 아직 널 보내지 못하는데 눈물이 떨어져요, 또 조금씩 멀어져요.’라는 구절입니다. 제가 이 노래를 듣고 있던 때 제가 경험하고 있는 이별에 대한 답을 이 가사를 통해 찾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때 저는 부모님보다 더 소중했던, 나에겐 신과 같았던 나의 지인이 갑상선 암으로 아프셔서 이별을 기다리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어리지만 어리지 않은 나이에 저는 저의 감정에 제일 방황했던 시기였다고 할 수 있죠. 얼마 남지 않은 만남에 그 하루하루는 소중한데 그 만남을 가질수록 수척해지는 지인의 모습에 겁이 났습니다. 남은 저에게 꺼려졌고 가고 싶지 않은 만남이였어요. 그 다음에 가면 그땐 그게 장례식이 될까봐 그 마지막이라고 생각되는 순간에 내 감정이 무너질까 두려워 숨어버리고 싶고 도망가버리고 싶어 덜컥 겁이 났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회피하기만 했죠. 지금은 그 때의 저를 원망하기도 후회하기도 합니다. 그 사람이 한시라도 더 건강할 때 만나 깊은 대화들을 나눌 껄이라는 후회가 가득 남아있습니다.      


 상황을 피하면 그 뒷감당은 배로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가사처럼 사실 저는 이별을 준비 조차 하려하지 않고 비겁히 숨어서 눈물만 머금고 애처럼 행동했던 것 같습니다. 그랬던 저를 이 노래 가사인 ‘사실 난 아직 널 보내지 못하는데 눈물이 떨어져요.’ 라는 구절을 들음으로써 저의 감정을 깨우칠 수 있었습니다. 처음 겪는 이 감정은 매우 두려웠습니다. 지금은 그때 시절의 그 값진 경험은 나를 한 층 성장하게 해주었다는 계기를 지닌 사건이라는 걸 이제 와서야 깨달았습니다. 하지만 그때의 저에겐 설명할 수 없을 만큼의 매우 버겁고 무거운 감정이였습니다. 그러함을 극복하여 미래를 향해 한 층 올라갈 것인가 아니면 그것이 트라우마로 남아 움츠러든 감정 속에 갇혀 지낼 것인가는 온전히 본인의 선택에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노래가 나에게 이러한 공감을 불어 일으키고 마음을 울릴 수 있었던 이유는 가사 속에 있습니다. 


가사가 어떠한 의도로 어떤 표현으로 쓰였는지 알면 이 노래에 더 공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먼저 직유법이 쓰인 가사입니다. ‘~같이’, ‘~처럼’ 등을 사용하여 비유하는 방법입니다. 예로 ‘그리움들이 얼마나 눈처럼 내려야 그 봄날이 올까’라는 구절은 ~처럼이라 표현을 쓰며 그리움을 눈에 비유한 직유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말고도 ‘연기처럼, 하얀 연기처럼 말로는 지운다 해도 사실 난 아직 널 보내지 못하는데’라는 구절입니다. 이 구절은 떠난 그 상대를 연기, 즉 하얀 연기에 비유하였고 ‘허공을 떠도는 작은 먼지처럼, 작은 먼지처럼, 날리는 눈이 나라면 조금 더 빨리 네게 닿을 수 있을텐데’라는 구절은 날리는 눈을 먼지에 비유하여 모두 직유법을 사용하였습니다.     


 직유법 말고도 사람이 아닌걸 사람처럼 비유하는 형태인 의인법도 가사 속에 존재합니다. 바로 ‘마음은 시간을 달려가네’라는 구절입니다. 마음의 정의는 사람이 본래부터 지닌 성격이나 품성으로 마음이란 것은 다리가 달려있지 않기에 달릴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달릴 수가 있다는 듯 의인화하였습니다. 또 의인화한 방법 말고도 ‘A는 B이다.’라는 형태로 표현한 은유법의 예시로는 ‘여긴 온통 겨울 뿐이야, 8월에도 겨울이 와’라는 구절입니다. 이별, 슬픔이 든 상황을 겨울으로 표현하면서 ‘8월은 겨울이 온다’라는 표현을 사용하여 단순히 계절이 아니고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도 보지 못하는 상황을 가르켜 암시적인 은유를 사용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표현들로 가사는 더욱 재미있게 표현되면 그 의미는 해석하기 나름 더 자유롭고 깊어진 뜻을 담는 노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비유적인 방법 말고도 추상적인 내용을 감각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상으로 나타낸 방법인 상징을 통하여 이 노래의 가사들을 분석 할 수 있습니다. 이 노래에 자주 나오는 겨울, 봄날 이라는 단어는 작사가가 독창적으로 창조해낸 상징으로 겨울은 기다림을 뜻하고 봄날은 만남이라는 뜻을 암시하고 있는 듯합니다. 기다린다는 것은 작사가에게 한 없이 춥고 쓸쓸하다고 생각하기에 겨울이라는 계절을 용하였습니다. 그리고 봄날이 가사 속 겨울이 지나면 만남이 찾아올 거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어 봄날은 결국 오랫동안 기다렸던 만남을 의미하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작사가가 생각하는 겨울, 봄날이 의미하는 바와 그 의도는 오직 작사가만이 알 수 있기에 저는 그저 가사 속에서 유추하여 상징하는 바를 찾아낼 뿐입니다. 또한 ‘보고 싶다’라는 말을 2번씩 반복하여 총 6번을 반복하여 쓰면서 ‘보고 싶다’라는 절절한 마음을 더욱 더 강조하고 싶던 것 같습니다. 처음엔 ‘보고싶다’라는 말에서 점점 ‘만나러간다’, ‘데려간다’라고 표현이 점점 강하게 바뀌면서 감정이나 의미가 점점 심화 되어 확대돼 이야기의 상황은 고조되는 점층의 방법도 가사 속에서 활용되고 있었습니다.   

   

 이 노래를 들으면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눈꽃이 떨어져요, 또 조금씩 멀어져요’라는 부분이다. 지인과의 이별을 했을 때와 현재 지금의 나의 상황에 해당되는 과거와 현재, 2번의 공감을 느끼게 해준 부분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때 초등학교 6학년이였던 저는 눈꽃이 떨어지고 조금씩 멀어지듯이 저의 지인인 그 분의 죽음이라는 상황을 회피하기만 하였고 받아들이지 않으려 하였습니다. 하지만 다른 공감으로 현재 저는 그 지인과의 이별은 아직까지 계속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별이란 것은 끝이 있다기보다는 이별하는 대상과의 추억을 정리해 나가는 것이지 각자 보인이 이별을 정리하는 방법에 따라 다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별이란 것은 끝이 있다기보다는 이별하는 대상과의 추억을 정리해 나가는 것이지 각자 본인이 이별을 정리하는 방법에 따라 다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에게 이별이란 추억이 전부라고 생각합니다. 여전히 저의 집에는 그 지인이 저에게 주었던 선물, 장난감들이 아직까지 존재합니다. 그 사람을 그리워하기에 둔 것이 아니라 그 사람과 그만큼 오랜 시간을 추억으로 쌓아왔기에 몇 년이 지난 지금도 저희 집 곳곳에는 그 사람의 흔적이 존재합니다. 처음 이별을 맞이했을 땐 그의 물건들이 눈에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그저 다시 만지고 눈을 맞추며 대화할 수 없다는 슬픔, 두려움, 공포로 앞이 어두웠습니다. 이제 와서야 주위를 보니 소중했던 추억이 눈 앞에 있더라고요. 행복했습니다. 제가 기억할 수 있다는 사실이... 제가 마음 속에 그를 추억하는 한 그는 제 옆에 존재합니다. 어쩌면 내 좋을 대로 스스로를 세뇌시키는 망상증 환자로 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보인다 한들 저에게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함으로써 행복하거든요.  

   

 이별 노래에는 다양한 멜로디가 있습니다. 잔잔하고 슬픈 멜로디를 담아 우울한 감정을 더 심화 시키는 노래가 있는 반면에 이 ‘봄날’이라는 노래는 다른 노래에 비하여 이 노래는 가볍고 신나는 노래로 위로를 해줌으로써 그를 떠올리게 되고 상처를 회복하게 해주는 힘이 나는 멜로디라고 생각합니다. 듣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느껴질 수 있지만 저에게는 힘이 나게 느껴졌습니다. 박자가 반복적이며 중독적이여서 더 우울해지기보단 부드럽게 위로를 가져와 줍니다. 이 곡을 들으면서 가장 생각났던 곡이 있습니다. 바로 성시경의 ‘너의 모든 순간’입니다. 이 글에서 소개하는 ‘봄날’이라는 곡과는 좀 비슷하게 보일 수 있는 이별 노래지만 저에게는 좀 다른 이별의 느낌을 주는 곡으로 다가왔습니다. 봄날은 완전한 희망, 그리움을 표현하는 것 같아서 현재진행 중이라는 느낌을 준다며너 지금 소개하는 ‘너의 모든 순간’은 옛 추억을 행복했던 기억, 추억으로 남겨서 소장하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느껴졌습니다. 둘 다 옛날을 그리며 그때의 시간이 멈췄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 바램이 나게도 너무 잘 와닿았습니다. ‘너의 모든 순간’은 이별의 아픔을 위로해 줄 뿐만아니라 옛 추억을 로맨틱하고 행복하게 포장했다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사실 저는 이별하는 것이 아직까지 무섭습니다. 사랑을 했고 사랑을 한다면 그 누구도 이별은 겁나고 두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저는 그때와는 다르게 조금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고 더 성장된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의 저처럼 이별을 처음 경험하여 어떻게 자신의 감정을 추스러야 할지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이별이 겁나 외면하고픈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해주고 싶습니다. 분명 저처럼 놓치고 나서야 내가 생각하나 것 보다 훨씬 더 그사람을 사랑했음을 자각하고 후회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해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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