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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병섭 Jul 04. 2023

한 사람만으로도 내 세상이 꽉 채워질 수 있다는 걸

나태주. 오늘의 약속.

덩치 큰 이야기, 무거운 이야기는 하지 않기로 해요

조그만 이야기, 가벼운 이야기만 하기로 해요

아침에 일어나 낯선 새 한마리가 날아가는 것을 보았다든지 길을 가다 담장 너머 아이들 떠들며 노는 소리가 들려 잠시 발을 멈췄다든지 매미소리가 하늘 속으로 강물을 만들며 흘러가는 것을 문득 느꼈다든지

그런 이야기들만 하기로 해요     

남의 이야기, 세상 이야기는 하지 않기로 해요

우리들의 이야기, 서로의 이야기만 하기로 해요

지나간 밤 쉽게 잠이 오지 않아 애를 먹었다든지 하루 종일 보고픈 마음이 떠나지 않아 가슴이 뻐근했다든지 모처럼 개인 밤하늘 사이로 별 하나 찾아내어 숨겨놓은 소원을 빌었다든지

그런 이야기들만 하기로 해요      

실은 우리들 이야기만 하기에도 시간이 많지 않은 걸

우리는 잘 알아요

그래요, 우리 멀리 떨어져 살면서도

오래 헤어져 살면서도 스스로

행복해지기로 해요

그게 오늘의 약속이에요.




10년 후, 사랑하는 사람에게 바치는 시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바치고 싶은 시는 나태주 시인이 쓴, 오늘의 약속이라는 시이다. 이렇게 이 세상을 무겁고 현실적인 것들에서 벗어나 우리로 채우자는 것을 넘어 혹시나 우리가 만나지 못하더라도 각자의 자리에서 행복하기를 바라는 사랑의 정의를 담은 시이다.

시 속의 말 하는 이는 현재 살고 있는 삶이 너무 힘들고 복잡하다고 느끼며 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조그맣고 가벼운 이야기만을 하길 원하고 남과 세상의 대한 이야기, 덩치 크고 무거운 이야기는 기피한다. 시에 보면 ‘~했다든지, ~했다든지, 그런 이야기만 해요.’ 라는 식으로 어떤 이야기들을 나누고 싶은 지 자세하게 여러 예시를 들어놨다.

예를 들어 ‘아침에 일어나 낯선 새 한 마리가 날아가는 것을 보았다든지, 하루 종일 보고픈 마음이 떠나지 않아 가슴이 뻐근했다든지’ 이렇게 말이다. 나는 이것을 보며 이 이야기들은 다 소소하고 상대를 사랑하는 마음이 잔뜩 묻은 이야기들이었다.

이를 보아 말하는 이는 복잡한 세상의 어렵고 넓은 이야기보다, 우리만의 좁고 사소한 행복들로 가득 차 있길 바라는 것 같다. 말하는 이의 마음이 너무 이해가 돼서 시를 읽는 데에 더 나에게 감명깊게 다가왔던 것 같다.


이야기들을 못 전한다 하더래도 각자의 자리에서 행복할 것

시를 읽는 데 나에게 가장 감명 깊었던, 나만의 명장면은 바로 이 부분이다. [실은 우리들 이야기만 하기에도 시간이 많지 않은 걸 우리는 잘 알아요 그래요, 우리 멀리 떨어져 살면서도 오래 헤어져 살면서도 스스로 행복해지기로 해요 그게 오늘의 약속이에요] 조그만 이야기, 우리들만의 이야기를 하기에도 우리에겐 정해진 환경과, 시간과, 내가 있음에 부족할 따름이다. 그 정해진 모든 것들이 우리를 멀리 떨어뜨려 놓더래도, 오랫동안 헤어져 살게 하여 자주 못 보더래도, 우리가 우리만의 소소한 일상 이야기. 보고픈 이야기들을 못 전한다 하더래도 각자의 자리에서 행복할 것. 서로 보지 못 하면 사랑하는 마음도 멀어진다는 말이 있듯이 사랑하면 보고싶고, 뭐든 함께 하고 싶고, 하고 싶은 것들도 많을텐데, 그 사람을 얼마나 사랑하면 이런 것들을 다 포기하고, 사랑하는 걸 행동으로써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어도 그저 사랑하는 마음만으로 그 사람을 응원하고 그리워하는 감정이 너무 애틋하고 나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것 같다.  

시의 구성이 이러한 이야기들만 하기로 해요, 우리에겐 이러한 이야기만 나눌 시간도 많지 않으니깐요. 그러나 어떤 우릴 떼어 놓는 것들이 오게 되어도 각자의 자리에서 행복하자는 시의 구절이 참 상대를 많이 사랑한다는 마음이 오롯이 전해져 명대사라고 생각하는 부분이다.


학교가 끝나면 바나나 우유를 두 개 사 들고 와서 우리 집 앞 놀이터에서

이 시를 이렇게 감명깊게 읽었던 이유에는 아무래도 내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어렸을 때이지만, 중학교 때 첫사랑에 대한 기억이 오래도록 남아있다. 친한 친구들에게 오해를 받아 학교에서 다른 친구들한테까지도 욕도 많이 먹고 싸우기도 많이 싸우고, 결국 날 정말 믿어준 친구들 말곤 내 옆에 아무도 없었다. 초등학교 때도 학교폭력의 대한 안 좋은 기억이 있었어서 정말 무서웠던, 지금도 다신 돌아가고 싶지 않던 중학교 생활들을 보냈다.

내 첫사랑은 그 때 날 믿어준 친구 중 한 명이었다. 너무 힘들어서 학교도 제대로 못 나가고 집에서 울기만 했었는데, 그 친구는 항상 학교가 끝나면 바나나 우유를 두 개 사 들고 와서 우리 집 앞 놀이터에서 날 기다려줬다. 그 친구는 내가 우울해할 때마다 옆에서 묵묵히 내 얘기를 들어주고 위로해줬다. 내가 어떤 상황에 있던, 그 친구는 내 옆에 있어줄 것 같았고 난 그 친구를 많이 의지했던 것 같다.

그러나 날 괴롭혔던 친구들은 날 믿고 도와준 내 친구들에게도 괴롭힘을 가했고, 이 친구는 나와 다른 학교였음에도 그 학교까지 소문을 전하고, 그 친구를 괴롭혔다. 내가 너무 의지하던 친구였지만, 너무 의지하던 친구였기에 그 친구가 나 때문에 피해를 보는 게 죽을만큼 싫었다. 나는 그래서 그 친구와 거리를 두었다. 그리고 집으로 갔을 때, 그 친구가 또 바나나우유 두 개를 들고 날 기다렸다.

날 만났을 때 그 친구는 이 시와 비슷한 말들을 해 줬었던 것 같다. 힘들고 아프고 그런 무거운 얘기들 다른 애들끼리 오가는 걸 신경 쓰지 말자고, 그냥 우리 둘만 생각하고 우리 둘의 얘기만 하자고 말해줬다. 그 친구도 분명 학교에서 심한 괴롭힘을 당했다고 들었는데, 나한테 힘든 내색 하나 안 내고 그런 말들을 해준 게 정말 감동이었고 너무 고마웠었던 것 같다.

그 후로 그 친구만 믿고 바라보며 학교 생활을 했다. 내 세상에 괴롭히는 사람들을 없앴다. 날 믿어주는 사람들과 가족, 그 친구만 있어도 내 세상은 충분하다고 느꼈다. 그러니 다른 사람들이 내 앞에서 나를 욕해도 들리지 않았다. 날 괴롭혔던 그 수 많은 애들로 가득찼던 내 세상을 그 한 명의 친구가 바꿔주고, 채워줬다.

난 친구가 많아야 행복하다고, 인기가 많아야 사는 게 재밌을 줄 알았다. 엄마께서는 항상 소수의 진정한 친구들만 사귀기 원하셨는데 중학교 때는 그게 이해가 안 갔었다. 하지만 저 일 후로 이해했다. 친구가 단 한 명 뿐이래도 난 매우 행복했다. 친구로써 느끼는 행복은 친구의 명 수가 아니라, 얼마나 진정한 친구인 지, 날 생각해주는 친구인 지가 중요한 거였다.

난 중학교 때 매우 값진 경험을 했고 이 시와 같은 내용이 그런 값진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용기를 주었고 진정한 우정이자 사랑이 무엇인 지 알려주었던 것 같다.


한 사람만으로도 내 세상이 꽉 채워질 수 있다

그래서 나도 이 시를 내가 10년 후 사랑하는 사람에게 보내고 싶었다. 나도 그 사람에게 이런 존재가 되고 싶다. 그리고 내가 느꼈던 단 한 사람만으로도 충분한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감정, 한 사람만으로도 내 세상이 꽉 채워질 수 있다는 생각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 지 알려주고 싶다.

나는 사랑의 대한 의미, 상처를 이겨내는 법, 그리고 누군가를 의지한다는 것. 이 모든 것을 이 시를 보며 깨달았다. 우리가 멀리에 있든, 오래 보지 못 하든, 그것은 너와 나의 세상을 깨뜨리는 데에 아무런 장애물이 되지 못 한다. 사랑하니까 아끼고 그리워하고 영원한 행복을 빌고 상대의 앞날을 응원한다. 사랑이란 정의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다. 이게 바로 사랑의 정의가 아닐까, 정말 누군가를 사랑하다보면 이 세상에 너와 나, 둘만 있어도 행복할 것 같은 생각을 자주 한다. 난 미래의 내 애인에게 힘겨운 현실보다 쉴 수 있고 힘이 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어 사소한 행복을 알려주고 싶었다. 내가 겪었던 것처럼 그 사람을 힘들게 하는 사람들 대신 내가 행복하게 그 세상을 채워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고 나 역시 그런 사람을 또 다시 겪고 싶다. 내가 생각하는 사랑에 있어 가장 아름답고 가장 좋은 사람의 모습이다.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것 같아도 멀리서 남학생을 응원했다

시를 읽으면서 난 나의 이야기도 있었지만, 내가 보며 많은 감동과 사랑이 뭔지를 깨닫게 해준 영화를 소개해보려 한다. 영화의 이름은 말할 수 없는 비밀이라는 영화고 대만에서 제작한 영화이다. 피아노를 오래 쳐서 처음엔 피아노 관련 영화라 보게 되었는데, 피아노를 이용해 시간을 과거와 미래로 넘나들며 같은 학교에 다니는 과거의 여학생이 미래의 남학생을 몰래 짝사랑하는 내용이다. 과거에 살던 여학생은 시간을 넘나든다는 이야기에 가족과 선생님, 학교 친구들 모두 자신을 이상한 사람 취급을 하였고 폐렴을 앓고 있어 약을 복용하는데, 미래의 남학생에게 과거로 올 수 있는 힌트를 하나 남기고는 약을 복용하지 못해 학교에서 숨지게 된다. 남학생은 그 힌트와 여학생을 찾으려는 많은 노력 끝에 학교에 있는 피아노로 시간의 이동이 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고 가족과 모든 것을 뒤로 하고 여학생을 살리기 위해 학교로 갔으나 학교는 마지막 졸업식을 한 후 철거하는 중이었다. 그 이유로 목숨을 걸고 학교 안의 피아노로 가서 과거로 이동해 여학생을 살리고 같이 그 학교를 졸업한다는 내용이다.

영화에 보면 여학생은 과거에서 그런 힘든 일들이 있어도 남학생과 함께 할 때엔 밝고 힘든 내색을 하지 않는다. 또한 과거와 미래, 시간 차이가 몇 십년이 나는 상황에서도, 여학생은 남학생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것 같아도 멀리서 남학생을 응원했다. 이런 부분들이 무거운 이야기 말고 조그맣고 가벼운 이야기만 하자, 우리들의 이야기만 하자라는 이 시와 내용과 정말 비슷한 것 같아 이 영화를 소개하였고, 시와 영화에 공통적으로 들어간 부분들이 많아 내가 그만큼 감명깊게 읽었던 데에는 내가 생각한 사랑의 정의가 들어가 있음이 아닐까 싶었다.


아트 마스크 - 우리들의 이야기로 가득찰 수 있는 장식과 그림들

영화에 이어 미용과인 내가 미용과 관련하여 시에 어울리는 창작물을 제시해보려고 한다. 시 속의 작가는 심오하지 않고 이해하기 쉽게 사랑의 대한 정의와 어둡고 무거운 세상을 뒤로하고 우리만의 사소한 행복과 사랑을 이뤄나갈 수 있는 방법과 응원을 담고 있다. 미용에서 심오하지 않고 겉으로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으나, 많은 것들을 표현할 수 있는 아트 마스크를 창작물로 제시 하고 싶다.

아트 마스크란 커다란 캔버스에 마스크를 붙여 어떤 상황이나 컨셉에 맞게 캔버스와 마스크에 그림을 그리고 꾸미는 것을 말한다. 캔버스에는 나와 그 사람만의 세상을 표현할 수 있게 아늑한 분위기로 연출하고 싶고 무겁고 어두운 색상을 써서 우리의 세상이 어두워보이지 않도록, 밝고 아늑한 색상을 써서 소소하고 우리들의 이야기로 가득찰 수 있는 장식과 그림들로 캔버스를 꽉 표현하고 싶다. 마스크에는 행복한 표정의 두 사람을 반반 나눠 그리고 싶다. 캔버스와 마스크를 보기만 해도 사랑의 정의가 무엇인 지, 그 작품을 보는 많은 이들이 자신도 모르게 미소짓고 잠시 행복이란 감정을 생각해보고 느낄 수 있도록 열심히 만들어보고 싶은 마음이다.



지금까지 10년 후 내가 사랑할 사람에게 바치고 싶은 시로 나태주 시인의 오늘의 약속이란 시를 보고서에 담아 시를 분석하고 내가 생각할 때 가장 감명깊게 읽었던 시의 부분과 시와 관련된 내가 직접 겪었던 경험, 경험을 바탕으로 한 내가 느낀 감정을 상대에게 공유해주고 싶은 마음에 작성한 그 사람에게 보내고 싶은 이유, 또 내가 봤었던 시와 비슷한 감정을 느끼고 감동넘치게 봤던 영화와 내가 직접 만들고 싶은 창작물까지, 이런 내용들로 보고서를 구성해 적어보았다. 사랑의 정의와 내가 가장 원하고 바라는 사랑이 무엇인 지 이렇게 글로 다시 적어보며 되새기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아 이 시가 참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고 정말 10년 뒤에 이 시를 보내고 싶을 정도로 마음에 드는 시였다, 이런 시를 읽고 보고서를 작성한 이 시간이 나에겐 뜻 깊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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