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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병섭 Jul 05. 2023

짜장을 얹고 계란을 올린 볶음밥에 봄을 담은 복숭아음료

윤동주. 별 헤는 밤.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오,

내일밤이 남은 까닭이오,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하나에 추억과

별하나에 사랑과

별하나에 쓸쓸함과

별하나에 동경(憧憬)과

별하나에 詩(시)와

별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 마디씩 불러 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애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잠,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슬히 멀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게외다.





이 시를 읽고 20년 후에 내가 잃어버린 것들을 돌아보고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시 속의 말하는 이는 바람이 쓸쓸히 일렁이는 가을, 많은 별빛이 내리고 있는 언덕 위에서 쏟아지는 하늘에 별들을 이불 삼아 멀어져버린 추억들과 쓸쓸한 마음, 멀리 북간도에 계신 부모님을 별 하나 하나에 하나씩 불러보며 그 마음을 달래고 다잡고 있는 것 같다고 느겼으며, 시인이 이 시를 쓴 까닭은 지나간 청춘과 돌아가신 어머니, 이미 멀어진 친구와 잊었던 청춘에 부끄러운 마음에도 봄이 올 것 이라는 걸 깨닫고 시를 읽는 독자들에게도 꺠우치게 하고 싶어서 윤동주 시인이 이 시를 쓴 것 같다 느꼈다. 20년 후에 나도 윤동주 시인의 마음이 담긴 이 시를 읽고 일생을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생각해 이 시를 20년 후에 내게 바친다.      


 고민을 별에 담아 멀리 날려 버리라고

별 헤는 밤의 내용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시구는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오,” 라는 시구인데. 가슴 속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아려 그 이유를 찾는 상황이라 상상하였는데, 이 구절이 나에게 크게 와닿았다. 

어렸을 때는 의미 깊고 뜻 깊었던 상황, 물건, 감정이 이젠 별로 감흥이 없는 것이 이제 별을 다 못 헤는 것이라 느껴졌고, 24시간, 하루, 일주일, 한 달, 일 년 변함없이 오는 아침이 때론 버겁고, 쉬이 느껴지고 미웠는데 그런 버거움이 잘 표현 된 시구 같아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학교가 너무 가기 싫고 매번 오는 아침이 싫었던 EO가 있었고, 때론 변함없이 쉬이 오는 아침이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 안심 되었던 적도 있었는데 이런 감정과 과거를 되돌아 보게 해준 나에게 명대사인 시구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오,”라는 시구도 있고, 예쁘고 반짝이는 별에 그런 별과 반대되는 쓸쓸함, 그리움을 헤며 기다리면 마침내 봄이 오고, 푸른 잔디가 피어날 거라 용기를 북돋아  주기도 하여 이 시를 20년 후에 나에게 전해주고 싶다. 최근 취업 준비로 조금 힘들고 20년 후에도 힘든 일이 있을 거라 생각하는데 아침은 쉬이 오니 별 하나 하나에 고민, 생각을 빗대어 헤고 별에 담아 멀리 날려 버리라고 20년 후에 나에게 전해주고 싶다.      


짜장을 얹고 계란을 올린 볶음밥에 봄을 담은 복숭아 음료를 마시며

또 별 헤는 밤을 생각하며 만든 음식이 있는데 20년 후에 내가 만들어 먹어보면 좋을 것 같다. 별이 무수히 찬란한 밤하늘, 언던 위에서 앉아 과거를 생각하며 쓸쓸한 감정, 여러 감정을 별 하나 하나 세며 달래보고 이내 봄이 오는 상황과 감정을 담아 표현한 음식인데 오므라이스로 언덕을 표현하고 그 위에 짜장을 덮고 치즈나 계란 흰자 지단을 자른 것 등으로 별을 표현하고 세트 메뉴로 봄을 표현한 복숭아 음료를 구상 하였다. 별들을 이렇게 표현하면 예쁘고 재밌을 것 같았고, 20년 후에 나도 이 메뉴에 담긴 감정을 상상하며 많은 걸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서 이렇게 구상해보았다. 시에 마지막 구절처럼 마침내 20년 후에 완연한 봄이 올테니 밥을 다 먹고 봄을 담은 복숭아 음료를 마지막으로 마시며 꽃들이 만개한 봄을 느끼며 시를 읽으면 좋을 것 같다.   


  느낌과 제 감정과 느낌이 비슷하다

그리고, 시 속의 내용과 비슷한 경험이 있는데 평소 하늘을 보는 걸 좋아하고 특히 가을 하늘이 높고 파래 좋아하는데 시 속의 배경도 가을이고 비록 수도권은 별을 맨눈으로 보기는 힘들어 가을 하늘 속의 별들을 본 적은 없지만 구름과 달을 보며 생각에 잠겼던 것처럼 시속의 주인공도 가을 하늘의 별을 보며 생각에 잠긴 점이 비슷하다 느꼈습니다. 

쉬이 오는 아침과 내일의 남은 밤, 아직 다하지 않은 청춘 같은 문장들이 제 상황과 겹쳐 보였으며 별 하나의 추억과 사랑과 쓸쓸함과, 동경과 시와 어머니, 이런 단어들이 제 감정과 비숫하다 느꼈습니다. 또 시속의 화자가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을 추억하며 별에 빗대는 듯한 상황이 상상되는 문장이 있었는데 나도 이 문장을 읽고 초등학교 때도 중학교 때도 친했지만 고등학교를 서로 다른 곳을 가며 몸이 멀어지면 마음이 멀어진다고 연락이 아예 끊기거나 조금은 데면데면 해진 친구들의 이름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시의 나오는 문장 중에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라는 문장이 나왔는데 시 속의 화자처럼, 혹은 윤동주 시인 본인을 생각하며 쓴 화자처럼 어머니가 북간도에 계신 것도 아니고, 어머니가 멀리 계신 것도 아니지만 작년에 멀리 먼저 하늘로 올라가신 외할머니가 생각나 시 속의 화자도 이런 감정과 느낌이었을까 상상하게 되기도 했습니다. 시 속의 나온 내용과 저의 경험이 꽤나 유사한 부분이나 거의 비슷한 경험이 놀랐고, 경험이 비슷하거나 유사해도 사람은 개개인 마다 성격, 생각, 성미, 처한 상황 등이 다르니 느끼는 감정이나 느낌이 다를 수 있다 생각하는데 시 속의 화자의 감정, 느낌과 제 감정과 느낌이 비슷하다 느껴져 정말 신기했고, 좋은 시인 것 같습니다.     


모든 순간이 너였다

또 시를 읽으면서 떠올랐던 책과 영화, 음악을 소개해보고 싶습니다. 책을 먼저 소개해보자면 “모든 순간이 너였다.“라는 책인데요. 글귀들과 작가의 스토리를 담은 여러 개의 글귀로 이루어진 베스트셀러 에세이입니다. 표지가 예쁘고 별들이 빛나는 표지였어서 읽어 보게 되었고 이 작가의 글귀가 무척 마음에 들었습니다. 에세이의 나온 글귀 중 제일 좋아하는 글귀는 ‘버릇처럼 누군가를 보내고, 늘 그랬듯이 혼자 삼켜내는 것. 흩뿌려진 꽃잎에 며칠이고 물을 부어대는 미련함. 안타깝게도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들.’이라는 글귀 인데요, 후회와 미련을 잘 적어내 마음에 와닿은 글귀였는데 후회와 미련이 주제라는 점이 윤동주 시인의 시, 별 헤는 밤과 비슷하다고 느꼈고 또 표지의 별들이 별 헤는 밤 시 내용 안에 나온 별들을 떠올리게 하여 이 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코쿠리코 언덕에서

또 그 다음으로 시를 읽으면서 떠올랐던 영화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코쿠리코 언덕에서“라는 지브리에서 제작한 애니메이션입니다. 항구가 보이는 언덕에 위치한 코쿠리코 하숙장. 그 하숙장을 운영하는 16세 소녀 우미는 요코하마 내 고등학교인 코난 고등학교 2학년으로 매일 아침이 되면 먼저 바다를 향해 안전한 항해를 기원하는 깃발을 올리며 돌아오지 않는 아버지를 그리워 합니다. 이후엔 하숙생들의 식사와 가족들의 도시락을 만드는 등 살림을 열심히 하는 우미, 우미에게는 좋아하는 선배가 있었습니다. 바로 예인선으로 통학하는 같은 코난 고등학교의 3학년 선배인 17세 소년 카자마 슌, 슌은 카자마 부부의 양아들로, 매일 예인선으로 통학하며 우미가 올린 안전기원 깃발을 봅니다. 년 뒤에 열리는 1962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일본 전역이 왁자지껄 시끄러운 때에 우미와 슌이 다니는 코난 고등학교에서도 자그마한 분쟁이 일어나는데요. 바로 옛것을 모두 부술지 아니면 보존할지에 대해서 였습니다. 이 논쟁의 중심은 바로 학교 내 오래된 문화부 부실 카르티에 라탱, 우미와 슌은 카르티에 라탱을 지키고자 하는 학생들과 함께 라탱의 좋은 점을 알리고 라탱을 리모델링 하는 등 여러 노력을 같이 합니다. 이 과정에서 우미는 슌과 연애 감정이 싹트지만 다들 우미의 죽은 아버지가 슌의 아버지라고 믿는 상황이라 내색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전쟁 후 격변하는 시대 속에서 성장하는 고등학생들의 사랑과 전쟁과 전후 시대 사이에 있던 부모님들의 진실 속에서 우미와 슌의 사랑과 성장을 다룬 애니메이션입니다. 별 헤는 밤을 읽고 어떤 영화가 떠오르는 지 고민하던 중 별 헤는 밤 중에 나온 언덕, 학교, 사랑, 전쟁으로 갈라져 북간도에 계신 걸로 생각이 되는 화자의 어머니, 만날 수 없는 부모님 등 공통점이 많고 또 애니메이션에서 보았던 밤하늘이 무척 예뻐서 기억의 남았어서 코쿠리코 언덕이라는 영화를 소개하게 되었습니다. 시의 내용에서 바다가 나오지도 않고 고등학교나 어머니와 어째서 만날 수 없는지는 정확하게 나오지는 않지만, 코쿠리코 언덕의 우미도 바다에서 돌아오지 않는 아버지가 계시고 별 헤는 밤의 화자도 북간도에 멀리 계셔 만날 수 없는 어머니가 계시다는 점, 코쿠리코 언덕의 우미가 고등학교에 다니고 슌과 사랑이라는 감정을 나누고, 별 헤는 밤의 화자도 학교의 학우들과 사랑을 별에 빗대고 있는 점이 코쿠리코 언덕과 별 헤는 밤이 겹쳐 보여 코쿠리코 언덕이라는 영화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별이 반짝이고 바람이 잔잔히 머리카락을 스치는 언덕이 떠오르는 노래

마지막으로 별 헤는 밤을 읽고 떠오른 노래를 추천할까 합니다. ”You Said You`d Grow Old With Me“라는 Micheal Schulted의 노래 인데요. 별이 반짝이고 바람이 잔잔히 머리카락을 스치는 언덕이 떠오르는 노래이고, 가사가 별 헤는 밤이 떠올랐기 때문인데요. 이제 당신은 더 늙지 않아요. 이별을 고하지 않았나요? 지금 난 더 추워지며 시간 속에 멈췄어요. 라는 가사와 우린 하나였고, 소중했어요. 당신은 ‘영원히’라고 말했죠. 하지만 난 제정신일 수 없고, 잠들 수 없어요. 라는 가사가 별 헤는 밤이 떠올랐습니다. 별 헤는 밤의 화자는 마지막에 감정들을 이겨내고 희망을 말했지만 이걸 이겨낼 수 없는 사람들도 있고, 이겨내는 데 시간이 좀 걸리는 사람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가사의 지금 난 더 추워지며 시간 속에 멈췄다, 난 제정신일 수 없고 잠들 수가 없다는 말이 이런 사람들의 심정을 표현해주는 것 같고, 그런 감정들을 위로 받을 수 있는 차갑지만 따뜻한 가사인 것 같 추천하게 되었다. 피아노 반주에 잔잔하면서 신나고 감정이 격정적이면서도 또 신나는 곡이라 더 좋았고. 그렇게 시끄럽지 않아서 잠잘 때 듣기도 나쁘지 않아 잠들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별 헤는 밤과 함께 이 곡을 추천하고 싶다. 지금 난 더 추워지며 시간 속에 멈췄어요. 라는 가사가 지나가지 않는 시린 겨울을 나타내는 것 같은데 별 헤는 밤의 내용처럼 추운 겨울이 지나고 따쓰한 봄이 와 푸른 잔디가 돋아날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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