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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케이 Oct 28. 2016

나를 짓누르는 문장이 있다.

지금이 실패일지 미래가 실패일지.

퇴사를 해야겠다는 이유는 수십가지 정도 들 수 있다.

그건 비단 나 뿐만이 아니고 회사를 다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비슷한 이유일 것 같다.

상사가 안 맞아서, 조직 분위기가 너무 강압적이어서, 야근이 많아서, 내 자신이 성장하고 있지 않아서, 연봉이나 복지가 적합하지 않아서 등등...

하지만 정작 마음을 먹어도 쉽사리 행동에 옮기기 어려운 이유도 수십가지 정도 있다.

가정이 있다면 당장 가정을 부양해야한다는 책임감, 불안한 이직 시장에 대한 불확실함 등등..


내가 퇴사하고 싶은 가장 큰 이유는 '성장, 전문성에 대한 한계' 이다. 

그리고 지금 내게 가장 큰 장벽은 바로 '실패에 대한 두려움' 이다.

내가 지금 1등으로 잘 살고 있고 얼마나 효율적으로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지 누군가가 평가해주는 것도 아니고, 정작 내가 떠나고 나면 "걔는 그래서 어떻게 지낸대?" 정도의 한 줄짜리 가쉽으로 소모되고 지나갈 것이다.

그런데도 나는 막연한 두려움 앞에서 무력하게 누워있다. 이게 잘못된 선택이면 어떡하지, 괜히 나왔다 하면서 후회만 하고 시간만 흐르게 되면 어떡하지, 그렇게 패배자가 되어버리면 어떡하지 하는 수많은 '어떡하지'의 늪에 점점 빠져들고 있다.


그 '어떡하지' 의 늪에서 나올 수 있는 방법으로 혹자는 짱짱한 미래 계획을 세우라고 한다. 이직에 성공하고 난 후에 퇴직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며, 그렇지 않게 될 경우 생기는 단점에 대해 열거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 미래 계획도 여러개의 가지를 치다가 다시 무력해지는 것이다. 이직에 성공하고 나면? 오히려 더 안 좋은 곳으로 가게 되면 어떡하지? 여기가 그렇게까지 나쁘진 않아. 다시 주저앉고서 난 역시 안될거야... 하면서 무기력해진다.


오히려 지금 하루 하루가 더 실패에 가깝다는 걸 알면서도 두려움이 나를 잡아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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