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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빈 Mar 02. 2018

다이어리 쓰는 이유

우리의 모든 어제와 오늘을 잇다

나는 그리 좋지도 않은 기억에 의존하면서, 기록하는 일에는 게으른 편이다. 문득, 문득 떠오른 것들은 메모하지만 꾸준히 뭔갈 기록해나가진 않는다. 작년에 진작 받아둔 스타벅스 다이어리가 아직 새 것인 이유다. 반면에 아름이는 매년 마음에 드는 다이어리를 고심 끝에 골라, 아기자기한 기록을 해왔다. 아기자기한 스티커와 아기자기한 색색의 볼펜, 형광펜들을 요리조리 골라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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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이는 연말에 다음 해 다이어리를 사고, 쓰는 건 일종의 배웅이자 마중이라고 했다. 아무튼 둘 중 한 명이라도 다이어리를 쓰는 덕에, 우리의 지난 10년은 조금 덜 잊힐 수 있었다. 가끔 같이 침대에 기대앉아서, 예전 다이어리를 펼쳐 읽으면 술도 없이 몇 시간을 떠들고 논다. 추억은 숙취 없는 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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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아름이가 "나한테 다이어리는 과거를 위해서라기보단 미래를 위해 쓰는 거야. 지금처럼, 어느 미래에 다이어리를 펼쳐 보면 별것 아닌 과거가 선물이 되잖아"라고 했다. 다이어리, 결국은 다 이어주는 거 아닐까. 우리의 모든 어제와 오늘을. 


어떤 기억은 잊지 않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선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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