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모든 어제와 오늘을 잇다
나는 그리 좋지도 않은 기억에 의존하면서, 기록하는 일에는 게으른 편이다. 문득, 문득 떠오른 것들은 메모하지만 꾸준히 뭔갈 기록해나가진 않는다. 작년에 진작 받아둔 스타벅스 다이어리가 아직 새 것인 이유다. 반면에 아름이는 매년 마음에 드는 다이어리를 고심 끝에 골라, 아기자기한 기록을 해왔다. 아기자기한 스티커와 아기자기한 색색의 볼펜, 형광펜들을 요리조리 골라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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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이는 연말에 다음 해 다이어리를 사고, 쓰는 건 일종의 배웅이자 마중이라고 했다. 아무튼 둘 중 한 명이라도 다이어리를 쓰는 덕에, 우리의 지난 10년은 조금 덜 잊힐 수 있었다. 가끔 같이 침대에 기대앉아서, 예전 다이어리를 펼쳐 읽으면 술도 없이 몇 시간을 떠들고 논다. 추억은 숙취 없는 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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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아름이가 "나한테 다이어리는 과거를 위해서라기보단 미래를 위해 쓰는 거야. 지금처럼, 어느 미래에 다이어리를 펼쳐 보면 별것 아닌 과거가 선물이 되잖아"라고 했다. 다이어리, 결국은 다 이어주는 거 아닐까. 우리의 모든 어제와 오늘을.
어떤 기억은 잊지 않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선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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