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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빈 Apr 04. 2019

마음만 먹다가

보고 싶다고 쓴다.

언젠간 해봐야지. 

그곳에 꼭 가봐야지. 

더 사랑하고

내일은 울지 말아야지.


그렇게 삼켜낸 마음들이 쌓여 더부룩한 날. 가슴을 쳐대고 누가 등을 두드려줘도 살아내는 일은 여전히 갑갑하기만 한 날. 헛구역질로 게워내기엔 아쉬운 마음들을 속에 품고서 잠들지도 못하고 뒹굴며 끙끙 앓는 날. 그러다 결국 울어버리는 날.


당신이 뾰족한 바늘로 손가락을 따줬으면. 손톱 위 살갗을 콕콕 찌르고, 동그랗게 맺히는 검붉은 피를 닦는 흰 티슈. 몇 번이고 찬찬히 등을 쓸어내리는 따뜻한 손. 실컷 울다가 길게 내쉬는 한숨처럼 다정한 사람. 울고 난 뒤 밀려드는 허기에 허탈하게 웃으면 그제야 따라 웃는 소리. 


마음만 먹다가 체한 날엔 

보고 싶다고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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