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로 조언하는 오만함
닥치는 대로 이런저런 아르바이트를 해대던 시절에 24시 할인마트 야간 아르바이트를 한 적 있었다. 슈퍼라기엔 조금 크고 마트라기엔 확실히 작은 곳이었다. 때문에 캐셔로 들어갔지만 청소, 재고 관리, 채소류 소분까지 도맡았다. 그래도 사장님 내외 분이 워낙 호탕하고 좋으셔서 일은 할 만했다. 회식도 잦은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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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회식 날, 아르바이트생 중에 자세한 사정은 모르지만 유난히 삶에 우여곡절도 많고 상처도 많은 여자애 하나가, 그래서 오히려 일할 땐 더 밝으려 노력하던 그 애가 술에 만취해서 새벽의 4차선 도로에 몸을 날렸다. 다행히 차는 거의 없었고, 우리(아르바이트 생들 남자 2 여자 3)는 가까스로 그 애를 부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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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삶이 버거워서 술에 취해 차도로 뛰어든 그 애를 겨우 부축해왔더니, "너만 사는 게 힘든 게 아니야. 사는 게 다 그런 거지. 왜 그러냐, 정말" 이라며 불콰해진 얼굴로 다그치는 사람을 본 적 있다. 그 사람은 나보다 겨우 3살 많은 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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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라는 거, 나이의 문제가 아니었던 거다. 남의 상처에는 관심 없고, 그의 흉터에 대해서만 참견하고 조언하면 누구나 꼰대가 되고 마는 거였다. 상처를 다 알지 못하면, 혹은 상처를 떠안아줄 자신이 없으면 침묵하는 편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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