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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크덕 Nov 09. 2019

어떻게 너를 사랑하지 않을 수가 있겠어

호박이 출생일기 Day 6

호박이 출생 이후, 매일 불러주는 브라운 아이드 소울의 '어떻게 너를 사랑하지 않을 수가 있겠어'의 가사처럼 호박이를 보고 있으면 사랑이 샘솟는다. 회사 동료가 정말 아기를 보고 있으면 사랑이 샘솟냐고 물어봤는데, 너무 자랑하는 것 같아 그렇다고 대답을 못한 것이 약간 후회스럽다.



새근새근 숨소리를 내면서 자고 있는 모습도 너무나 사랑스럽고, 100m 달리기처럼 수유할 때 숨이 차는 모습도 귀여워 깨물어 주고 싶다. 호박이의 트림 소리도 나에겐 팡파르 소리로 들린다. 발로 차는 모습을 보면 축구를 시켜야 하나 벌써 김칫국을 마시기도 한다. 울음소리도 쩌렁쩌렁 울려 마치 어렸을 때 본 위인전에 나오는 위인의 유아 시절처럼 느껴진다.


알고 있다.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나만의 생각이고 또는 그랬으면 하는 희망사항일 뿐일 수 있다. 하지만 호박이에 대한 내 마음은 갈수록 설레고 따뜻해지고 깊어지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옛날 회사원들이 어떻게 집에 있는 자식을 두고 밤늦게까지 술을 마시고 회식을 했는지 이해할 수 없을 지경이다.


그런데 막상 호박이를 안으려고 하면 잘못 만져서 부서질까 두려운 아기새 마냥 조심스럽다. 목을 못 가누기 때문에 혹시나 잘못 안았다가 호박이가 아프기라도 하면 세상을 더 살 자신이 없어질 것 같다. 이런 초보 아빠를 비웃든 호박이는 안고 있으면 꾸준히 발길질을 하고, 머리를 상하좌우로 흔든다. 너는 내 마음을 언제쯤 알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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