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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닉스 불나방 Oct 13. 2016

In Loving Memory of Jeff

June 18, 1958 ~ September 15, 2016

Jeffrey Douglas Huesing, 

그의 장례식이 지난 주 목요일에 있었습니다.

그를 가슴 속에 고이 담아 두었습니다...


<교회 추도 예배 안내문>

제 친구 제프예요. 빡빡 대머리 아저씨죠.

키도 190센티미터가 넘는 덩치가 큰 아저씨예요.

그러고 보니 제 친구 중 빡빡 대머리는 제프가 처음이었네요.^^


제프는 정말 좋은 곳에서 편안히 잘 쉬고 있는 모양입니다.  다들 제프를 잘 보내줄 수 있었던 것을 보면 말이죠.  저 또한 제프의 좋은 기억들을 한껏 떠올리며 웃으면서 잘 가라는 인사를 다시 한번 할 수 있었답니다.    사는 곳이 달라지니, 죽음을 대하는 태도 또한 너무 다르네요.  



제프의 장례식은 아주 편안했고, 밝았어요.  사실상 '장례식'이라는 단어의 느낌은 조금은 무겁고 딱딱해서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요.  제프가 다니던 교회에서 예배를 보았어요.  전 크리스챤은 아닌데요... 제프의 친구들이 나와서 그에 대한 좋은 기억을 떠올리며 이야기를 해주었고, 목사님께서는 제프가 평소에 어떤 사람이었는지 농담 섞어  전해주시니 웃음이 가득한 Memorial이었어요.   제프가 Stepfather를 무척 사랑했다시며,  이제는 그와 제프가 저 위에서 편히 얘기를 나누고 있을 거라고 목사님이 얘기하시는데 전  후훗 하고 웃음이 나오더라구요.


<여자친구가 제프의 물건을 장식해놓았어요>

예배 이후에는 모두 제프의 집으로 왔어요.  고인의 명복을 빌었으니 밥을 먹어야겠죠... 제프의 집에서는 파티같았어요.  한쪽에는 제프가 좋아했던 시카고 컵스의 유니폼, 모자, 오래된 사진,자동차 번호판, 야구공, 가족사진 등

소중한 물건들이 제프를 대신하고 있었고, 친구들이 각자 준비해 온 음식들을 모두 펼쳐놓고 즐거운 파티를 했답니다.  모두 큰 그릇에 라쟈나, 햄구이, 샐러드, 스파게티, 쿠키, 케익 등등 한껏 담아 와 함께 나누었는데요, 제프 덕분에 전 또 다른 친구들을 알게 되었네요. 


 애석하게도 정신이 없어 사진을 찍어두진 못했는데요... 며칠동안 고민 고민 한 끝에 저는 군만두와 찐만두를 만들어갔고,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고야 말았답니다.  와우!  풀무원 한입 크기의 물만두를 삶고, 백설 군만두를 구워서 한국 전통 기름장 '참기름+간장+깨'를 담아 가서 내놓았는데요, 50명이 넘는 미국 사람들이 모두 맛있다며 제게 묻는 통에 스타가 따로 없었답니다.  의외로 참기름과 간장, 깨의 조합을 너무 좋아하던걸요.  전 자신있게 Korean Traditional Soy Sauce라고 설명해주었습니다. 

제프는 이렇게 제게 다른 친구들을 남겨주는 또 고마운 사람이 되고야 말았어요!


제프를 가슴 속에 잘 묻고 있는 와중에 Pam(여자친구)이 제게 이것을 건네주더군요.

이건 말이죠... 제가 제프에게 지불했던 소스값 Check예요.  저는 왈칵 솟는 울음을 참느라 많이 힘들었습니다.

제프가 그렇게 가버리기 2주일 전, 저희 집에 남편의 Boss 가족이 L.A에서 놀러 왔었어요.  그 가족이 돌아갈 때 저는 제프에게 Salsa, BBQ 그리고 Hot Sauce 3종을 모두 선물하고 싶다고 급히 문자를 보내고, 부랴부랴 찾아가 제품을 받아왔었죠.  방문객이 돌아가고 난 후 제프에게 체크를 써서 지불하려고 하니 받고 싶지 않아했어요.

제가 왜 그 가족에게 제프의 제품을 선물하려고 했는지 그는 알았거든요.  이제 막 시작한 제프의 사업을 조금이라도 돕고 싶은 마음에 전 먹어보고 맛있으면 온라인으로 주문을 하라고, 입소문을 내라고 압력을 넣었댔어요.

여튼, 전 비즈니스는 비즈니스다라고 농담을 던지며 체크를 제프의 손에 들려주었어요.  그 Check를 제프는 은행에 돌리지않고 그대로 가지고 있었나봐요...  꼬깃꼬깃 접혀 제가 손에 들려줬던 그대로 제게 돌아왔네요.

이런 사람이 바로 제프랍니다!


이런 친구, 제프가 너무 그립습니다.

보고싶고, 보고싶고, 또 보고 싶네요.... 

Bye! Jeff...



PS. 참, 제프의 자전거를 제가 받기로 했어요.  팸이 전하기를 제프가 주고 싶어했다고...  

      그런데... 저 트라우마 있어 40년 동안 자전거 못타는 바보여요. 

      또 그런데... 자전거 배우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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