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는 아이를 키우며
육아서적을 접하는 부모들이 많다.
그래서 아이의 정서를 돌보는 일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모르는 부모는 거의 없을 것이다.
오히려 아이의 정서 상태를
지나치게 중요하게 생각한 나머지,
훈육을 어려워하는 경우도 종종 보게 된다.
그만큼 정서적 돌봄의 중요성은
이미 많은 부모들이 알고 있다고 느낀다.
하지만 상담실에서 만나는 부모들을 보며
문제가 되는 지점은 종종 ‘중요성’이 아니라
‘표현의 방식’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서 표현을 얼마나 자주 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하는지 묻다 보면
대부분의 부모는 “자주 한다”라고 대답한다.
하지만 실제로 아이의 마음에 닿는 표현을
하고 있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먼저, ‘얼마나 자주’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없는 경우가 많고
어떤 말을 건네는지를 살펴보면
대체로 “사랑해” 정도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
물론 ‘사랑해’라는 말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인류에게 보편적으로 가장 큰 호감을 주는 말이
바로 “사랑해”이기 때문이다.
다만 자라나는 아이들은
아직 성인만큼의 인지 능력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조금 더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말들이
아이들의 정서적 안녕감을 키워줄 수 있다.
예를 들어 칭찬을 할 때
“잘했어”라는 평가 대신
“이 부분이 참 감각적이네.”
“이렇게 생각한 게 정말 창의적이야.”
와 같은 구체적인 표현을 건넨다면
그 말은 아이의 마음에 훨씬 깊이 닿을 것이다.
또 아이의 ‘행동’이 아니라
존재 자체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려주는 말 역시
아이의 성장에 중요한 자양분이 된다.
“네가 태어나서 엄마는 우주만큼 행복했어.”
“너의 엄마가 될 수 있어서
엄마는 누구보다 행복한 사람이야.”
이런 말들은 아이에게
‘나는 그 자체로 누군가의 기쁨이구나’라는
감각을 남긴다.
간혹 이런 말을 어떻게 하느냐며
낯간지럽다고 말하는 부모들도 있다.
하지만 아이들은
부모의 마음을 ‘짐작’할 만큼
충분히 성숙하지 않다.
특히 유아기 아이들은
직관적이고 분명한 언어로 표현해 주지 않으면
부모의 마음을 이해하기 어렵다.
이렇게 언어적으로 충분히 표현받으며 자란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 역시
말로 표현하는 데에 익숙해진다.
상담실에서 아이들을 만나며
마음이 아팠던 순간이 있다.
아이에게 칭찬을 건넸을 때
아이가 이렇게 말했기 때문이다.
“우리 엄마는 그런 말 한 번도 안 해줬어요.”
이렇게 사랑스러운 아이에게
칭찬의 말을 건네지 않은 이유는
부모가 아이를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닐 것이다.
아마도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몰랐기 때문일 것이다.
부모의 마음속에
아이를 향한 사랑이 가득 차 있더라도
표현하지 않으면
그 마음은 누구에게도 전해지지 않는다.
내 안에 가득 찬 사랑을
언어로 꺼내는 연습을 해 보자.
그 말을 듣고 자란 아이는 언젠가
자신의 마음을
또 다른 언어로 우리에게 건네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