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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제이 Nov 14. 2019

책은 논리적이다...
공들인 만큼 탄탄하지만

이런 방법도 있었어?’

사업을 하겠다고 결심한 후 30권 넘는 책을 읽었다.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분야의 책이 많았다. 물론 이 숫자는 끝까지 읽지 못 한 책은 제외한 숫자다. 갑자기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내가 책도 많이 읽고 노력하려고 했다는 것을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책을 보다 보면 책을 보기 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관점의 내용을 보게 되는 경우가 많다. ‘와, 이렇게 생각을 할 수도 있겠구나’ 혹은 ‘이런 방법은 생각도 못 했는데’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 좋은 내용이니까 내가 적용해봐야겠다고 생각을 해도 쉽지 않다. 그런데도 ‘내가 잘 못하는 것 일뿐 책의 내용은 맞는 것 같다’고 생각하게 됐던 이유는 무엇일까.     


책은 작가가 글을 쓰는 과정부터 시작해서 오랜 시간 공을 들이는 만큼 논리적으로 탄탄하다. 작가가 주장하고 싶은 내용에 맞춰 소재를 모은다. 그리고 그 소재를 바탕으로 주장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고 예시도 제시한다.    


(잠깐 다른 이야기를 하자면 글을 쓰기 전에는 자기가 글을 읽는 사람에게 전할 메시지를 정하고 그에 맞춰 소재를 모은다. 이 소재가 많아야 질적으로도 양적으로도 좋은 글이 될 수 있다. A4 10장에 담긴 내용을 뽑아 1장짜리 글을 쓰는 것과 A4 2장에 담긴 내용을 뽑아 1장짜리 글을 쓰는 것. 어떤 글이 더 좋은 글이 될 확률이 높을까.)     


소재에는 일반적으로 대중들에게 익숙한 사례도 있고, 알지 못했던 참신한 사례도 있다. 논문에서도 소재를 찾고, 통계에서도 소재를 찾는다. 소재를 찾다 보면 분명히 내가 주장하려는 내용과 반대가 될 수 있는 내용은 내 글에 필요가 없으니 버려둔다. 간혹 이렇게 활용하는 경우는 있다. 주장하는 방법대로 했을 때의 성공 사례와 실패 사례를 같이 이야기한다. 하지만 실패 사례에는 어떤 요건이 부족했기 때문에 실패한 것이라면서 조금 더 객관적인 글처럼 보이게 한다.     


통계를 활용할 때는 글을 읽는 사람이 글을 신뢰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 공공기관의 통계를 활용한다. 하지만 통계 자체에도 오류가 있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그리고 주장에 대한 근거로 쓸 수 있도록 통계의 일부만 활용하기도 한다.     


암 사망률 통계를 예로 들어보겠다. 암에 관한 통계를 가장 많이 활용하는 곳은 아마 보험사 들일 것 같다. 보험사들은 광고할 때 암 사망률이 높다며 암 보험이 꼭 필요하다고 말한다. 젊을 때도 암에 걸릴 수 있으니 젊을 때부터 빨리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암이 국가 경쟁력에 치명적인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처럼도 설명한다.      


하지만 암 사망률이 높은 국가일수록 평균 수명이 높다. 전쟁 혹은 기아 같은 요인이 없는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은 국가일수록 암 사망률이 높다는 말이 된다. 오래 살게 되다 보니 결국 암에 걸리는 확률이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평균 수명이 낮은 국가에서는 암에 걸리기 전 다른 요인에 의해 사망할 확률이 높다는 것과 같다.     


한 마디로 이 통계와 같이 논문도 마찬가지로 어떻게 주장하는 내용에 맞춰 가공해 활용하느냐에 따라 근거가 될 수 있다.     


생각이 편향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논리적일수록 함정에 빠지기 쉬워

똑똑하다고 하는 사람들은 논리적이다. 이는 말을 할 때에도 글을 쓸 때에도 그렇다. 그들은 자기 생각이 옳다고 생각하면 그 생각을 뒷받침할 수 있는 명확한 근거도 같이 생각해 놓는다. 그리고 그 근거를 뒷받침할 수 있는 사례도 같이 기억해놓는다. 내용 구성이 탄탄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럴수록 편향된 생각을 가질 수밖에 없다. 내 생각과 맞는 소재는 모아 두고 활용하지만 반대되는 소재는 무시하기 때문이다.     


뉴스 기사도 마찬가지로 편향적일 때가 있다. 원래 뉴스 기사라는 것은 객관적인 사실만 전달하고 판단은 독자들에게 맡겨야 한다. 하지만 뉴스 기사를 통해 자기들이 주장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할 때 문제가 된다. 뉴스 기사는 객관성을 위해 찬반 의견이 나뉘어 있으면 양쪽의 의견을 모두 담아야 한다. 하지만 언론사마다 기사의 내용에 대한 방향이 있기 때문에 한쪽으로 치우치게 된다. 자기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야기를 끌어가고 싶을 때 그 의견에 동조해주는 입장의 이야기를 많이 담고, 그렇지 않은 쪽의 이야기는 형식상 채우는 정도로 내용을 채우기도 한다. 물론 모든 뉴스 기사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니 너무 안 좋게 보진 말자.     


사업에서도 마찬가지다. 마케팅을 어떻게 진행할지 많이 공부하고 연구할 거다.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는 경우도 있을 거고, 책을 보고 찾으려는 경우도 있을 거다. 좋은 내용이라고 판단되면 실행으로 옮겨보고 싶을 거다. 실패 사례를 접하더라도 ‘그들은 잘 모르니까 실패했을 거고 우리는 그렇지 않으니까 잘 될 거야’라고 단순하게 생각하고 넘어갈지도 모른다.     


무언가에 대해 공부하고 연구하고 실행에 옮기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래도 무턱대고 따라 하기보다 한 번쯤은 그 방법을 실행하는데 어떠한 조건이 필요한지, 실행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져 있는지 확인해보자. 책의 사례와 같은 여건에서 실행할 수 있는지 확인해보는 것도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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