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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제이 Nov 14. 2019

성공의 기준은 다른 사람과의 비교 우위?

어떻게 그들을 비교하겠어요.”

스타트업에서 일을 할 때 두 명의 디자이너에 대해 공동대표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우리가 다녔던 OOOO의 디자이너들하고 비교하면 A 하고 B가 일을 잘하는 건 아니야. 물론 OOOO의 디자이너들과 비교를 할 건 아니지만.”

“제가 다녔던 회사의 디자이너도 일을 잘했어요. 애들이 처음 회사 생활을 하는 거니까 경력직 하고 비교를 할 수가 없죠. 그래도 A가 B보다 손도 빠르고 일을 시키면 결과물은 나와요.”

“A가 B보다 일을 더 잘 하긴 하지. 그리고 이번에 들어온 개발자를 보니까 전에 일했던 개발자 애들이 일을 잘하는 게 아니었어.”

“에이, 어떻게 경력이 있는 사람하고 대학교 졸업을 앞둔 애들하고 비교를 할 수 있겠어요.”    

 

우리는 그렇게 객관적 비교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들끼리 비교를 한다. 다른 사람들이 나와 다른 사람을 놓고 비교를 할 수도 있고, 나 스스로 나와 다른 사람을 비교하기도 한다.   

  

비교 속에서 자라온 우리

우리는 어릴 때부터 남들과의 경쟁 속에서, 그리고 비교 속에서 살아왔다. 주변에 다른 친구와 비교했을 때 그 친구보다 잘하면 잘하는 거고, 못 하면 못 하는 거였다. 사람이 선천적으로 무언가와 비교를 하고 살게끔 태어난 것인지 아니면 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그렇게 살게끔 변한 것인지는 모르겠다.     


어릴 때부터 엄마 친구 자식들과 비교를 받으며 살아왔다.     

 

“OO 사는 엄마 친구 아들은 공부 잘해서 명문대학교 들어갔다고 막 자랑하고 다니는데, 너는 왜 공부를 안 해서 대학교 이야기가 나오면 내가 할 말이 없게 만드니?”

“OO 사는 엄마 친구 아들은 대기업 들어가서 월급도 많이 받으면서 잘 다닌다는데 너는 왜 제대로 된 회사에 못 들어가서 제대로 자리를 잡지도 못 하고 이 고생을 하고 있는 거야?”     


어릴 때 공부를 열심히 해야 했다거나, 공부가 인생에서 중요한 것이라고 말을 하려는 것은 아니다.     


직장생활을 할 때도 다른 사람과 비교를 했다. 같은 직종에서 일하는 내가 아는 사람이 이직을 하면서 연봉을 많이 높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럴 때면 나도 이직하면서 그 사람보다 연봉을 많이 높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나의 비교 대상이다. 우리는 나보다 한참 우위에 있는 저명한 인사와 나를 비교하지 않는다. 우리는 스스로를 페이스북 CEO 저커버그와 비교하지 않는다.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고 생각되는 사람에게는 그 사람과 비교를 하지 않는다. 오히려 경쟁 대상으로 보기보다 그 사람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어쨌든 이렇게 비교를 하려는 생각은 우리를 객관적으로 생각하지 못하게 만든다.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비교 대상이 이뤄낸 성과라고 할 수 있는 결과물이다. 그 사람이 그 결과물을 얻기 위해 노력을 한 것은 크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자세히 어떤 노력을 했는지 모르지만 ‘그 사람은 열심히 노력했어’라고 말하고 지나가버린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다른 사람은 이렇게 잘해나가고 돈도 많이 버는데 대체 나는 왜 이런 걸까’라는 생각만 했다. 그들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자세히 확인해보려고 한 적이 없었다. 다른 사람의 긍정적인 성과에 대해 어떤 과정에서 어떤 노력을 했고, 어떤 어려움이 닥쳤을 때 어떻게 해결을 했는지 제대로 알아보려고 한 적이 없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다른 사람들의 긍정적인 성과에 대해 운이 좋았던 것뿐이라고 평가절하하지도 않는다. 간혹 이런 사람들이 있다. 다른 사람을 깎아내리면서 자기가 더 나은 사람이라고 말하는 사람들 말이다. 의외로 많은 것 같다. 하지만 그런 행동은 별로 좋지 않은 것 같다. 자기가 어떤 방법으로 노력을 해야 할지 알 생각이 전혀 없다는 뜻이 될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긍정적인 성과물에 대한 노력을 자세하게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사업에서도 그렇다. 우리 회사와 다른 회사를 비교한다. 다른 회사는 앞으로 잘 나아가고 있는 것 같은데 우리 회사는 그렇지 않다. 뒤처지고 있는 것 같다. 몇 년 먼저 시작해서 앞서가고 있는 회사들과도 많이 비교한다. 

     

“그 회사는 월 매출이 5,000만 원이래. 우리하고 똑같은 일하고 있는데 말이야.”

“그 회사에서 어떻게 그렇게 매출을 올릴 수 있었는지 물어보셨어요?”

“몰라. 나중에 기회가 되면 물어볼게.”     


아마 이런 자세라면 자세하게 알긴 어려울 것이다.     


비교하려면 비교 대상이 기울인 노력을 제대로 분석해야

우리가 어릴 때부터 다른 사람과 비교를 하며 살아왔지만 가장 좋은 것은 다른 사람과의 비교를 통해 성공의 조건을 정하지 말고 스스로 어느 정도 목표를 달성하면 성공일 것 같다고 하는 조건을 정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하지만 이는 쉽지 않은 일이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해왔던 행동 패턴을 바꾸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면 아예 비교 대상 한 곳을 제대로 정하고 그 대상보다 나아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 다만 여기서 유의해야 할 것은 비교 대상을 깎아내리지 않고 그들의 실력과 노력을 제대로 확인해보는 자세가 더 중요할 것 같다. 그런 세부적인 분석을 통해 비교 대상보다 더 나아지려고 노력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지 않을까. 그렇게 비교 대상과 경쟁한다면 선의의 경쟁도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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