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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제이 Nov 14. 2019

내 가치에 대한 불편한 진실...
내 가치는 내가 정해

겉이 매력적으로 보여야 속을 알고 싶어 하지.”

소모임 활동을 하다가 당시 알게 됐던 형과 사람의 겉모습에 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사람은 껍데기가 중요해.”

“아니, 알맹이가 중요하죠. 겉보다 속이 더 중요한 거 아니에요?”

“아니야, 껍데기가 더 중요해. 내 말을 들어봐. 상품을 예로 들면 포장이 예뻐야 이 안에 어떤 상품이 들어있을지 기대를 하게 돼. 그래야 뜯어볼 생각을 하거든. 하지만 예쁘지 않으면 애초에 기대가 없어서 뜯어볼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궁금해하지도 않는 거지. 사람도 마찬가지야. 겉으로 보이는 모습을 멀쩡하게 잘 꾸며놔야 다른 사람들이 볼 때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일지 궁금해하고 알고 싶어 하는 거지. 겉으로 보이는 게 매력 없고 이상하면 궁금해하지도 않는다니까.”     


그 말이 싫었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나도 다른 사람을 볼 때 그랬으니까. 원래 능력 없는 것이 뻔히 보이는데도 자기 PR을 하는 사람들을 별로 안 좋아했다. 알고 나면 실속이 없으니까. 하지만 자기 PR을 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이 그 사람에 대해 알아보려고 하지도 않으니까 인정해야 했다.   

  

연봉의 몇 배 매출을 올려야

연봉을 생각해보자. 나는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고, 어느 정도 성과도 보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회사 경영진에서는 내 연봉을 올려주고 싶어 하지 않는다. 왜 그럴까. 업종마다 차이가 있다. 직원에게 연봉을 주면 그 연봉의 몇 배 매출을 기대하는지 말이다. 세부적인 내용까지는 잘 모르지만 제조업에서는 직원에게 연봉을 주면 그 직원이 연봉의 10배 매출을 해야 한다고 한다. 여기에는 제조원가가 포함되어 있을 거다. 어쨌든 내가 받아야 할 연봉의 가치는 회사에서 결정을 내린다는 말이다. 물론 성과에 비해 보상을 제대로 안 해주는 경영진들도 있을 테지만 말이다.      


직장 생활을 할 때는 이렇게 반대 관점에서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저 경영진이 돈을 많이 가져가고 싶은 생각에 직원들의 연봉을 올려주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아, 물론 이렇게 성과에 비해 연봉을 적게 주려는 경우도 있다. 내가 회사의 모든 정보를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니 그런 경우다 아니다 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말이다.     


사업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먼저 온라인 상품 판매를 생각해보면 상품의 메인 사진과 상세 페이지가 잘 꾸며져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 잘 꾸며져 있어야 한다는 것은 내 입장에서 바라보는 것이 아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잘 꾸며져 있고, 상품을 사고 싶은 마음이 들게끔 만들어져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솔직히 어떻게 잘 꾸며야 소비자가 상품을 사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할 수 있는지 아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우리는 우리 입장에서만 생각한다. 내 눈에 예쁘고 매력이 있어 보이니까 다른 사람들 눈에도 예쁘고 매력 있어 보일 것이라고 말이다. 쉽게 남녀의 패션 스타일의 관점으로 이야기를 해보겠다. 남자들이 스스로 판단했을 때 멋있는 스타일이라고 생각해서 옷을 입고 다녀도 여자들의 관점에서 볼 때는 정말 싫어하는 스타일일 수 있다.      

결국 상품을 팔고 싶다면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을 해야 하는지 중요하다는 말이다.     


‘서비스 개발도 마찬가지다. 아이디어를 찾았는데 괜찮다. 이 서비스를 론칭하면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것 같다. 그래, 일단 빨리 개발을 하고 마케팅을 진행하자.’     


하지만 가게에 파리 날리듯 고객이 가끔씩 서비스를 이용한다. 물론 이러한 결과가 나오기까지 여러 다양한 요인들이 있었을 거다. 그렇지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우리가 좋다고 생각하는 서비스가 좋은 것이 아니라 고객이 좋다고 생각하는 서비스가 좋은 것이라는 거다. 아무리 ‘우리 서비스에 돈을 지불하면 어마어마한 효과를 볼 수 있어요’라고 외친다 해도 돈을 지불해야 할 고객들이 돈을 쓸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면 의미 없는 일이다.    


또 한 가지 예를 들어보겠다. 작년에 지원했던 청년 창업 정부 지원 사업을 살펴보자. 여기에서 내 고객은 누구일까. 내가 구축할 사업 서비스를 이용할 고객들이 아니라 심사위원과 기관 관계자다. 사실 심사에 어떤 사람이 들어오는지, 기관 사람들은 어떤 기준으로 사업계획서를 바라보는지 먼저 알 수 있다면 좋을 거다. 그들이 원하는 바에 맞게 준비를 하면 되니까 말이다. 여기서 보면 나에게 돈을 지불할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파악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     


다른 사람이 볼 때 내 가치가 커 보이게 만들어야

이렇게 우리는 무엇을 하든 다른 사람의 관점을 무시하기 어렵다. 나의 가치를 정하는 것은 내가 아니니까 말이다. 내가 가진 능력의 크기를 5cm라고 생각을 해보면 그것을 다른 사람들 눈에 50cm, 500cm로 보이게 만들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본다. 그게 마케팅 아닐까. 다른 사람은 어떤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파악할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하다.     


옛말에 ‘입은 하나이고 귀가 둘’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말을 하면 실수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하고 남의 말을 잘 들어야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른 사람의 말을 듣고만 있을 수 있는 때가 아닌 것 같다. 적극적으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려야 하는 때라고 본다. 말을 많이 하려고 하면 실수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실수를 곱씹어 보고 무엇이 잘못됐는지 판단하고 다음에 말할 때 실수를 하지 않도록 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가만히 앉아서 듣고 있다가는 내 가치를 제대로 알리기 힘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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