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제이 Nov 13. 2019

편협하게 끼워 맞춘 성공신화

책에도 낚이고 인터넷 후기에도 낚이고

‘OO가지 성공 법칙’과 같은 책을 많이 봤을 것이다. 볼 때마다 내용이 좋다고 느낀다. ‘아, 이런 방법으로 하면 되겠구나’라고 머리로 이해하기는 쉽다. 그런데 내가 그 방법대로 해보려고 하면 쉽지 않다. 따라 하려다 포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왜 그럴까? 극히 일부가 성공한 법칙에 현혹돼서 나에게는 적합하지 않지만 남들이 보기에 그럴듯한 길로 가는 것은 아닐까? 나는 창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런 느낌을 많이 받았다.     


믿게 하려고 만든 거짓 신화     


에릭 리스는 <린 스타트업>에서 거짓 신화에 대해 비판한다.     


‘잡지와 신문, 블록버스터 영화와 셀 수 없이 많은 블로그에서 우리는 성공한 창업가의 비전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결단력, 탁월함, 좋은 시기, 무엇보다도 좋은 제품만 있다면 당신 역시 부와 명예를 손에 쥘 수 있다고 그들은 이야기한다.     


이 이야기를 더 많은 사람이 믿게 하려고 거짓 신화를 만들어 내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나는 이 이야기들이 거짓임을 알고 있다. 편협하게 사례를 뽑아낸 것들이고, 지나고 나서 합리화한 것들이다. 사실, 창업가 수백 명과 같이 일해 보면서 유망한 스타트업이 실패하는 것을 수없이 목격했다. 암울한 현실은 스타트업은 대부분 실패하며 대다수 신제품은 성공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모험은 대부분 그 가능성을 충분히 실현하지도 못한 채 끝나고 만다.’     


이 거짓 신화와 앞서 말한 성공 법칙 관련 책을 관련해서 생각해보자. 일단 저자의 노력을 폄하할 생각은 없다. 한 권의 책을 쓰기 위해 많은 자료를 수집하고 주장하는 바에 맞춰 독자가 읽기 쉽게 자료를 가공했을 테니까 말이다. 그리고 독자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의도로 쓴 저자들도 많다.     


일단 크게 분류하면 저자의 실제 경험을 담은 책과 다른 사람 혹은 기업의 사례를 모은 책이 있다. 누가 왜 이런 책을 쓰는 것일까? 앞서 말한 대로 저자들이 독자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 책을 쓰는 경우도 많다. 자기 경험을 독자들에게 전달할 수도 있고, 다른 사람 혹은 기업을 분석한 내용을 독자들에게 전달할 수도 있다.    

  

이런 경우가 아니라면 전문가로서의 입지를 구축하기 위해 책을 쓰는 경우도 있다. 이런 의도에 의해 만들어진 책은 마케팅 용도로 활용된다. 책의 저자로 입지를 구축하고 강의를 통해 돈을 버는 것이다. 책에 대한 인세를 통한 수입도 있지만 강의를 통한 수입도 많지 않을까 싶다.     


SNS 관련 책을 예로 들어보자. SNS를 활성화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많은 내용을 써 놨다. 하지만 책의 저자 중에는 본인의 SNS를 제대로 키우지 못 한 사람들도 있다. 그 방법들을 잘 알고 있는데 왜 본인의 SNS는 제대로 키우지 못했을까?      


책 쓰기에 관한 책도 읽어봤다. 그중에는 전문가로서 입지를 다지 위해서 책을 써야 한다고 한다. 자신이 어떤 주장을 할지 정해놓고 그 주장에 맞는 사례를 찾아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짜 맞춘 내용을 100% 맞는 것처럼 포장한다. 이런 식으로 만들어진 책들은 머리로는 이해할 것 같지만 실제로 내가 행동으로 옮겨보면 책의 내용과 같은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독자 중 일부는 돈을 지불하고 책의 저자가 진행하는 강의를 듣는다. 만족할 수 있는 강의도 많지만 돈이 아깝다고 느끼게 되는 강의도 많다.   

  

이런 방식을 탓할 생각은 없다. 그들이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이니까 말이다.     


후기에 낚였다     


나도 책을 보고 저자의 강의를 찾아갔던 적이 있다. 책의 내용이 좋긴 한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행을 해야 할지 몰라서 찾아갔다. 돈도 많이 들였다. 가기 전에 나름 인터넷에서 후기도 찾아봤다. 후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강의 내용이 너무 좋고, 제대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 같다는 내용이 많았다.     


저자의 강의를 들었을 때 이런 방법으로도 ‘돈을 벌 수 있겠구나. 그런데 실행하기 쉬운 방법은 아니다’라고 생각했다. 처음 강의가 시작될 때 강의가 끝나면 강의 자료를 보내준다고 했다. 강의가 끝나고 물어봤을 때 후기를 쓰면 자료를 보내준다고 하더라. 그때 느꼈다. ‘아, 후기에 낚였구나’라고 말이다. 자료를 받아야 하는데 후기를 나쁘게 쓸 사람이 얼마나 될까. 저자도 강의 중에 “지금은 다른 일로 바빠서 하지 않는 일인데, 과거에는 이런 방식으로 돈을 벌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아니, 왜 자신들이 그 방법을 지금은 실행하지 않으면서 지금도 돈을 벌 수 있다며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강의 후에 그들의 수익 모델이 파악됐다. 결국 나도 그들에게 낚인 것이었는데, 그들 나름의 수익 모델이기 때문에 이야기하진 않겠다.     


물론 강의를 들은 사람들 중에는 그 강의로 효과를 본 사람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부분은 효과를 보지 못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같이 강의를 들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해봤을 때 강의 내용에 대해 회의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아직은 옥석을 가리기 힘들지만


나는 이런 허와 실을 꿰뚫어 볼 수 있는 눈이 없었고, 경험도 부족했다. 물론 이런 경험도 나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경험 때문에 일부 사람들만 돈을 벌 수 있었던 ‘성공 신화’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으니까 말이다. 물론 어떤 방법은 성공할 수 있는 일부 사람에 내가 속할 수 있는 것도 있을 거다. 그런 방법을 찾아야겠지.     


정보와 지식, 경험 없이는 옥석을 가리기 쉽지 않다. 그 과정에는 앞서 말한 강의 후기에 대한 경험처럼 실패하는 일도 있을 거다. 그리고 인터넷에는 수많은 성공 법칙에 관한 콘텐츠가 돌아다닌다. 그 많은 정보 중에 나에게 적합한 정보를 찾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옥석을 가릴 수 있는 눈을 키워가야 하지 않을까. 

이전 08화 내가 찾아야 할 사업 멘토의 조건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